스티커 토끼 모퉁이책방 (곰곰어린이) 9
가브리엘라 케셀만 지음, 김영주 옮김, 테레사 노보아 그림 / 책속물고기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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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빨리 빨리....
빨리해~
어휴... 느려터져서....
아침이면 내 입에 붙어 있는 말이다.
너무나도 느린 우리 아이들....
뭐가 그리 좋은 지. 엄마는 행여 지각할까 전전긍긍하며 빨리 빨리를 외치지만... 양치를 하러 들어가서도 재잘재잘 지들끼리 얘기하며 웃느라 함흥차사이고,
옷을 입을 때는 옷장만 노려보느라 함흥차사다...

아휴, 선생님 우리 아이가 좀 느려서요....
아이의 상담을 하러 선생님을 찾아 뵈었을 때 맨 처음 한 걱정거리였다.
그 때 선생님 왈~
잘 못느꼈는데요... 뭐든 열심히 잘 따라해요.. 너무 걱정하지마세요...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 때 일이 떠올랐다.
아이들에게 내가 붙인 느림보 거북이라는 스티커....딱지
나는 아이들이 느리다는 편견에 사로잡혀 있지는 않았는지...

이 책의 토끼들도 그렇다.
할머니 토끼에게 맡겨진 스무 마리의 아기 토끼들은 엄마, 아빠 토끼가 붙여준 저마다의 스키커 딱지를 붙이고 있었다.
덤벙이, 까탈쟁이. 싸움닭, 독불장군, 까불이..... 등

바람이 불어 스티커가 날아가 버린 순간....
당황하는 할머니 토끼를 보는 순간...
엄마, 아빠가 붙여준 스티커가 편견이라는 커다란 짐일 뿐이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반성했다.
있는 그대로의 아이들의 모습을 보지 못했던 엄마임을 반성했고,
나의 편의에 의해 아이들을 평가해 버렸던 못난 엄마임에 반성했다.

이제 부터는 평가의 스티커 대신 사랑의 스티커만 남기는 엄마가 되리라~ 다짐해 본다.

오늘도 아이들은 느리다.
그런 아이들을 보는 난 너무 조급하다.
양치해~~~ 로션 발랐니? 가방 맸니?
흠흠.... 그런데......
난, 아이들에게 시간적 여유를 주지도 않고 마구마구 조급하게 이야기만 하고 있었다...
이런...

정말 좋은 책이다.
나를 돌아보게 만드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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