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거리에서 5.18 기념 사진전을 본적이 있다. 그 때의 충격은 정말 말로 설명하기 힘들다. 피를 흘리며 뛰어가는 사람들. 처참하게 죽어가는 사람들과 죽은 사람들. 거리를 활보하는 군인들. 처음에 난 6.25 사진전인 줄 알았다. 설마 우리 군이 우리의 시민들에게 저지른 만행일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었다. 아니 그 사진전을 믿지 못했다. 참 무지했던 것 같다. 그 시절을 지금 떠올려 보면 정말 최류탄 냄새도 많이 맡았었다. 무엇 때문에 대학생 언니, 오빠들이 저리도 데모를 하는지도 몰랐었는데... 그들의 민주화 투쟁을 한 참 지나서야 알게 된 것 같다. 무엇이 나의 눈과 귀를 막았었는지.. 이 책은 5.18 민주화운동을 평범한 시민의 눈으로 그려내고 있다. 광주에서 <북경반점>이라는 중국집을 운영하며 사는 가족 민수네. 5월 그 난리 통에도 짜장면 한그릇을 팔겠다며 어김없이 문을 열고, 지나가는 군인 아저씨가 멋지다며 경례를 붙이는 민수의 모습은 평범하기 그지없다. 그 날 잃어버린 오토바이를 찾기 위해 길을 나선 민수 아빠는 군인이 쏜 총알에 맞아 죽게 된다. 너무나 가슴이 아팠다. 책을 함께 읽은 딸아이는 그냥 이 책이 소설인줄 알았던 모양이다. "연서야, 정말로 이런일이 있었어~" "어?" 얼마나 깜짝 놀라는지. 군인들의 무차별적인 총격과 수류탄 투척으로 피를 흘리며 죽어갔던 그 사람들. 폭도로 몰려 처참하게 죽어갔던 그 사람들을 다시한번 기억나게 한다. 민주주의가 후퇴되고 있다는 요즘.... 이 책을 만나서 내 마음을 더욱 다 잡는 책으로 다가온다. 나도 이제 행동하는 양심이 되고 싶다. 아이들과 함께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