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2학년인 딸 아이. 요즘은 부쩍 독서에 탄력이 붙어 제법 글밥이 있는 책도 읽어 냅니다. 읽기 단기 B단계의 책이라 동화책에서 문고판으로 넘어가는 중인 내 딸아이에게 안성 맞춤인 책이네요. 적절한 글자크기와 아담한 북사이즈, 거기다 그림까지 맘에 꼭 듭니다. 하지만, 분홍을 사랑하는 분홍 공주 내 딸은 피비 공주가 이해가 되지 않는 모양입니다. 예쁜 분홍 드레스를 왜 싫어하는지. 예쁜 왕관이 왜 쓰기 싫은지. 맘에 들지 않는 피비공주와 마주 앉아 입술을 삐죽거리던 딸 아이. 하지만 화가 난 용을 찾아 나선 피비공주가 걱정되는지 고개를 내밀며 책을 들여다 봅니다. 왜, 용은 화가 났을까? 용을 잡는데 급급한 용 사냥꾼들은 용을 당해낼 제간이 없습니다. 커다란 덩치와 내뿜는 불. 하지만 우리의 피비공주는 용과 친구가 되네요. 이 세상은 힘으로만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내 딸은 알고 있는지. 전형적인 공주 이야기는 아닙니다. 공주이기를 싫어하는 공주. 이런 공주와 모험을 떠나다 보면 어느새 용과 친구가 되고, 더불어 책과 친구가 될 것 같습니다. 읽기에 부담스럽지 않아 좋고, 더불어 재미까지 있습니다. 책을 읽다보면 종이봉지 공주가 떠오르기도 하고, 내 멋대로 공주도 떠오르는 책입니다. 우리 딸도 어서 백설공주, 신데렐라에서 벗어나길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