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여행을 떠나기 전에 집어 든 책이다. 왠지 봄과 어울리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 때문이었다. 꽃이 가득한 예쁜 표지... 표지처럼 마냥 밝고 예쁜 아이들의 이야기는 아니다. 가슴 깊이 슬픔의 사연이 가득한 아이들의 이야기라고 말하고 싶다. 부모와 헤어져 함께 모여 사는 다섯 아이들의 이야기. 아이들이 이 곳 땡땡이 동산이라는 곳에 오게 된 저마다의 사연들과 돌아가신 엄마에게 맛있는 꽃밥을 꼭 주고 싶은 어린 남수의 이야기가 잔잔히 때로는 눈물겹게 펼쳐진다. 처음 이 책을 펼쳐들었을 때 난 불쌍한 아이들을 만났다. 부모도 없이 땡땡이 동산에서 서로를 의지하는 아이들이 불쌍했다. 어린것을 데리고 일하기가 너무 힘들다며 맡겨진 망정이가 불쌍했고, 7살의 어린 나이에 엄마를 잃은 남수가 불쌍했다. 그리고 남수 엄마의 마지막 가는 길을 꽃밥을 사러간 다섯 아이들의 모습이 처량하고 불쌍했다. 하지만 이 아이들은 불쌍하기만 한 아이들이 아니었다. 저마다의 꿈과, 저마다의 생각도 있으며, 저마다의 사랑도 넘치는 아이들 이었다. 때로는 다투고, 때로는 말썽을 피우는 아이들이지만 서로를 이해해 나가고, 늘 함께하며 서로 도와가는 아아들. 이 아이들의 성장을 지켜보며 내 가슴엔 이 아이들의 희망만이 보이기 시작했다. 더 불쌍한 사람은 내가 아닐까? 어려운 사람들이 많은 세상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남을 위해 어떤 봉사도 하지 않은 내가 불쌍하다. 땡땡이 동산을 지키는 아버지 같은 분이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가식적이든 사진을 찍기 위해서든 그런 곳을 후원하는 그런 사람들이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나처럼 방관적인 사람들만이 사는 세상이 아니어서 정말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