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을 통한 자기 인식

막스 프리쉬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글을 쓰지 않는 사람은 자신이 어떤 사람이 아닌지조차 알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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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센트의 어머니는 사람이 사랑 때문에 죽을 수 있음을 우리에게 보여 주었다. 그녀는 사람이 부서진 마음 때문에 죽을 수 있음을 보여 주는 산 증거였고, 그녀는 사랑 때문에 자기 안에 틀어박혔다. 그것이 빈센트의 평생을 좌우할 거라고 생각하니 이상야릇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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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그 애의 죽음은 그렇게 한 줄로 남을 것이다. 8월 17일 13시 11분 23초경17-033구역 지반 붕괴로 노동자 한 명 사망. 그 줄에는 그 애의 이름도, 그 애의 삶도, 그 애가 알고 있던 식물에 관한 지식도, 그 애의 그날 저녁 약속도 담기지 않는다. 그런 것의 집합이 그 애이지만 죽음은 간략하고 명료하다. 멀리서 보면, 별것아닌 한 줄이 된다. 그 애를 사랑했던 사람만이 그 한 줄을 뜯어 먹고 살 것이다. 글자와 글자 사이, 선과 선 사이에 촘촘히박힌 삶을 그리워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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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모하고 위험한 건 싫다. 따분할 만큼 평온한 일상을 원해. 하지만 그러기 위해선 어떤 것도 사랑해서는 안 된다는걸, 그게 평화의 기본 조건이라는 걸 그 애를 좋아하고 나서야 알았다. 그래서 이제 다시 따분한 일상으로 돌아갈 줄 알았지. 먹먹한 슬픔을 덮고 있더라도, 언젠가는 이불처럼 잘포개어 옷장에 넣어둘 수 있을 줄 알았어. 가끔씩 꺼내 덮었다가 언제든 접어 넣을 수 있게. 비록 지금은 그 무게에 눌려일어나지 못하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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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연-시란 무엇인가
시는 신발, 
우리를 세상의 끝으로 데려가는
시는 탐색견의 코, 
한 사람의 실종을 집요하고 
용맹하게 추적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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