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이 배신인 까닭은, 혼란스러운 언어를, 부유하는 기의를 일시적으로나마 고정하려고 시도했기 때문이다.번역은 끝없이 변화하는 언어를 한순간이라도 고정하려고 애쓰는 덧없지만 불가피한 시도다. 무수한 가능성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고 다른 것들은—대부분―저버리는 일이다.
실제로 번역을 할 때는 ‘단어‘를 번역(직역)하거나 ‘단어의 의미‘를 번역(의역)하기만 하는 게 아니다. 제3의 무언가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What do you think?‘ 같은 간단한 문장이 수십 가지로 번역되는 것이다. 행간을, 침묵을, 여백을 번역한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행간에는 참 많은 것이 있다. 맥락, 어조, 정서, 분위기, 성격, 암시, 어감, 문화적 인유, 의도.
절대적으로 숭앙해야 하는 원문의 권위라는 것은 없다. 번역은 원본이 그 자체로 완결성과 근원성을 지닌다는 신화를 무너뜨린다
끝은 정말 끝일까. 끝은 사람들의 운명을 스쳐 어딘가로계속 가고 있는 게 아닐까. 노래에 업혀서 죽음 비슷한 잠에업혀서 도무지 끝을 모르는 끝은, 끝없음을 향해서.
그냥 놔버려요. 당신이 가진 모든 기억. 당신이 인생이라고붙들고 있는 것들. 별 대단치 않은 실패들, 성공들, 전부 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