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단순히 주부나 엄마가 아니라 그보다훨씬 더 특별한 사람이었다고 말하고 싶었다. 그때까지도 나는 엄마가 가장 자랑스러워한 두 역할을 독선적인 태도로 얕잡아보았다. 양육과 사랑을 택한 사람에게도, 돈을 벌고 창작활동을 하려는 사람이 얻는 만큼의 성취가 기다리고 있을지모른다는 사실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그러나 엄마의 예술은 엄마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서 고동치는 사랑이었고, 노래 한 곡 책 한권만큼이나 이 세상에 기여하는 일, 기억될 가치가 있는 일이었다. 사랑 없이는 노래도 책도 존재할 수없으니까. 어쩌면 나란 존재가 엄마가 세상에 남기고 간 자신의 한 조각에 가장 가까울지도 모른다는 사실에 그냥 겁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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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의 어머니는 자기 수프에서 고깃조각들을 건져내 아들의 숟가락에 올려놓는다. 좀 피곤해 보이는 아들은 어머니에게 말도 별로 건네지 않고 조용히 앉아서 먹기만 한다. 그에게내가 지금 얼마나 우리 엄마를 그리워하는지 아느냐고 말해주고 싶다. 어머니한테 더 잘 대해 드리라고,
삶은 허망해 어머니가 언제 훌쩍 
떠나가버릴지 알 수 없다고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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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고 활기찬 모습,
고리 모양의 달콤한 짱구 과자를
열 손가락에 끼고 흔들어대던 모습.
한국 포도를 먹을 때 껍질에서 
알맹이만 쪽 빨아먹고
씨를 훅 뱉는 법을 
내게 가르쳐주던 모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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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돌아가신 뒤로 
나는 H마트에만 가면 운다.
이제 전화를 걸어, 
우리가 사먹던 김이 어디거였냐고 
물어볼 사람도 없는데,
내가 여전히 한국인이긴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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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404 
누군가의 아내와 엄마로
가족들을 보살피는 역할을
평생의 소명으로 삼아 
충실하게 살아온 어머니의 삶을 
오만하게 폄하한 자신의 짧은 생각을 반성한다. 
어머니의 삶 또한 책이나 음악을 
만들거나 일터에 나서서 
돈을 벌어오는 삶 못지않게 
가치 있는 삶으로 존중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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