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없이 흥행에 실패한 SF 독립영화와 상업영화들, 그 어느 장르보다 고난도의 특수 분장이 필요하지만 이제는 무수히 복제 가능한 대체재가 넘쳐나는 영화들 사이사이에 니니코라치우푼타의 파편이 있었다. 그것은 엄마가 유년에 실제로 만난 외부의 방문객혹은 젊은 날 쌓아올린 수많은 지성과 교양의 성채에 금이 가서 허물어진 뒤, 베수비오 화산의 유적지와도 같은 인지 공간에 남아 있는 스키마를 동원하여 말년에 조악한 상상으로밖에 빚어낼수 없었던, 세상 유일하고도 절대적인 존재. 누구도 그 이름의 의미를 알지 못하며 어떤 국가의 글자로도 쓸 수 없으나 태초의 우주 어디에선가 내려와 지금 이 자리에 실존하는 말. 세상 어느 민족에게서도 발견되지 않은 기원전 신화의 끝자락에서 왔을지도모르는 이름. 낱낱의 발음을 입속으로 찬찬히 굴리는 동안 그것은일자 높이자 진리이자 세계정신을 가리키는 다른 이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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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서툴게 그리고 빼곡하게 적어둔 영화 제목들은 모두 우리 작업팀이 분장에 참여한 작품들이었다. 내가 십오 년을 일했지만 변변한 부와 명예는 얻지 못했던 당연히 주연배우와 감독의명성 뒤에서 그늘로 움직였던 웬만한 시네필이 아니고서야 대부분 끝까지 지켜보지 않으며, 구독제 영화 사이트에서는 아예 ‘스킵하기‘가 디폴트로 설정된 엔딩크레디트 자막에조차 개개인의이름 대신 사무실 작업 팀의 이름으로만 실리게 마련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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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죽고자 하면 살고 살고자 하면 죽고 죽으면서 살아가고 살면서 죽어가는 우주의 한 조각에 불과하여, 상상에서만 결합과 증식이 가능한 합성어와 파생어를 무한히 낳을 수 있다. 그러니우리는 무엇이든 되도록 하자. 이 세상에 기입되는 단 하나의 문장,
그 종지부에 찍히는 부호라도 되도록 하자. 그러기 위해 우리는서로 같으면서 다른 모습으로 동시에 조우해야 한다. 이 조우의중첩이야말로 우리의 존재 이유이며 설령 이유가 거세되더라도존재 그 자체이자 전부이고, 무의미야말로 이 세상의 유일한의미임을 증명하는 파동이다.
산산조각난 신의 찻잔이 우주에 흩어져 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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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있을 법한 어떤 것과 있을 법한 모든 것 사이의 어디쯤에 당신이,
촉발되고 솟아오르고 흘러넘치고 
울려퍼지고 자리잡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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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중독자들은 베스트셀러에 냉담하다.
(어쩌다 읽은 책이 훗날 베스트셀러가 되는 것조차 불명예로 여길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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