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달까지 갈 수는 없지만 갈 수 있다는 듯이 걸어갈 수는 있다.달이 어디에 있는지 찾을 수만 있다면, 마찬가지로 우리는 달까지 걸어가는 것처럼 살아갈 수있다. 희망의 방향만 찾을 수 있다면.
어느 시점부터인가 줄곧 나를, 한번도 만나본 적도 없고 얼굴도 모르는 나를 기억하게 된 일에 대해서 생각했어. 나는 그런 사람이 이 세상에 살고 있다는 것조차모르고 있는 동안에도 나를 기억한 사람에 대해서 말이야. 그렇다면 그 기억은 나에게, 내 인생에, 내가 사는 이 세상에, 조금이라도 영향을 끼칠 수 있을까? 우리가 누군가를 기억하려고 애쓸 때,이 우주는 조금이라도 바뀔 수 있을까?
언니, 아직 거기 있는 거지?이제야 알겠어.그 먼 시간을 건너 네 편지가 나한테 도착한 이유를너와 내가 사는 세계의 시간들이, 그 모든 순간이 모여있는 힘껏 너와 나를 이어 주고 있었다는 걸.
"그러게. 그런데 살아보니까 그건 놀라운 말이 아니라 너무나평범한 말이더라. 지구는 멸망하지 않았고 우리는 죽지 않고 결혼해 지금 이렇게 맥주를 마시고 있잖아. 줄리아는 그냥 이 사실을말한 거야. 다만 이십 년 빨리 말했을 뿐. 그 시차가 평범한 말을신의 말처럼 들리게 한 거야. 소설에 미래를 기억하라고 쓴 엄마는 왜 죽었을까? 그게 늘 궁금했는데, 이제는 알 것 같아. 엄마도이토록 평범한 미래를 상상할 수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하지만 이제는 안다.우리가 계속 지는 한이있더라도 선택해야만하는 건 이토록 평범한 미래라는 것을 그리고 포기하지 않는 한 그 미래가 다가올 확률은 100%에 수렴한다는 것을.
어쨌든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가족이라고 해서 네가 원하는 모습대로 네 마음대로 되는 건 아니란 뜻이야.어쩌면 가족이라는 존재는 더 많이, 더 자주 이해해야 하는 사람들일지도 모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