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무언가 완전히 놓아버리지 않았단 실감,좀더 잘 살고 있단 느낌,우리가 끝끝내 붙들고 싶은 건 그것이었다.
소파가 움직였어. 서현은 생각했다. 그뿐이었고, 그럼에도 조금 놀랐고, 그 점이 마음에 들었다.
"그 말을 들으니 나는 눈발 속에서 길을 잃은발자국이 된 기분이야.""그 말을 들으니 나는 영원히 멈춰버린분수대가 된 기분이야."강보라, [바우어의 정원]
고통의 기회가 줄어든 만큼 현대인은 고통을 상상할능력을 잃고 있다. 이는 사람을 정신적으로 가난하게만들고 비인간적이게 한다. 인간의 고통이 가진 그 엄청난 의미와 가치를 생생하게 자신의 것으로 만들 기회를 얻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것이 많은 현대인을 피상적으로 만들고 비인간적으로 되게 하는 매우 중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다.
의롭게 살려는 사람이 더 많은 고통을 당하는 현실은성경 속에서도 외면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기독교는그 고통을 죄의 대가로만 보지 않는다. 많은 경우 고통은 타인의 죄로 인해 발생한 피해이며, 바로 그런 고통받는 이들을 향한 관심이 기독교 윤리의 핵심을 이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