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무엇보다 좋은 것은 연기였다. 다른 사람이 되는 것. 자기자신에게서 벗어나는 것. 사람들의 눈을 속이는 것. 연극은 십대 시절 그녀가 경험한 유일한 환희였다.
우물에서물을 길어 올리듯, 그때의 감정을온전히 떠올릴 수있을지는 모르지만, 여전히 마음속에 남은 수 많은 질문들 때문에 다시 글을 펼친다.
미국에서 사는 동안 내겐 몇 번인가 연애와 결별이 찾아왔는데, 옛 애인들과 결국 헤어지고 만 건 누구의 일방적인 탓이라기보단 그들과 내가 서로 욕망하는 게 달랐기 때문일 것이다.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사람들은 자신이 진정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제때 알아채지 못한다는 것. 그 사실은 여전히 나를 놀라게 한다.
사람들은 기어코 사랑에 빠졌다. 상실한 이후의고통을 조금도 알지 못하는 것처럼. 그리고 그렇게 되고 마는데 나이를 먹는 일 따위는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삶이 들려주는 대답은 그 의미가 단 한번으로 완결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때로 지금까지 해온 일들에 사로잡히기보다 흘려보낼 때, 그때 인생이 알려주는것들이 있을지도 몰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