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는 심상한 것의 심상치 않은 발견이다. 아무 발견도 머금지 못한 시라면 밋밋하고 무미한 말의 무더기일 테다. 무심히 지나치는 익숙한 것에서 낯선 사유를 끄집어내는 게 시인이다. 스프링처럼 탄력을 가진 상상력은 시인에게 사물의 발견자라는 지위를 부여할수 있는 조건이다.
분노가 사치로 느껴지던 것이 생각난다. 분노는 쓸모없었고, 내게는 주의를 기울여야 할 더 중요한 문제들이 있었다. 나는 나를 이런 처지로 밀어넣은 남자나 살인적인 이데올로기로 그에게 그런 행동을 하도록 만든 남자들에 대해 별로 생각하지 않았다.
헨리는 무대를 가로질러 달려가 그자를 붙들었다. 나는 그가 자기 본성의 최선에 따라 행동한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달리 말하면, 그는 자신의 성품에 따른 것이다. 헨리의 용기는 헨리라는 사람의 결과다.
언어도 칼이었다. 언어는 세상을 베어 세상의 의미를, 그 내적작동 방식과 비밀과 진실을 드러낼 수 있었다. 언어는 하나의 현실에서 다른 현실로 베어들어갈 수 있었다. 언어는 헛소리를지적하고 사람들의 눈을 뜨게 하고 아름다움을 만들어낼 수 있다. 언어가 나의 칼이었다.
생존에 대해서만 생각했다. 내가 말하는 생존이란 그저 살아있는 것만이 아니라 내 삶을, 지난 이십 년간 너무도 조심스럽게 쌓아온 자유로운 삶을 되찾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