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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로사회
한병철 지음, 김태환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12년 3월
평점 :
현대인들에게 있는 피로, 사람을 만나면서 피로할 수도 있고, 직장을 다니면서 피로할 수도 있고, 해결되지 않은 문제로 인해 분주하여 피로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한병철 교수님이 말하는 피로사회는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과거에는 “~하지 마라“, “~해야 한다”였다면 지금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라는 개념이 등장했다. 규율이 강했던 사회에서 성과를 지향하는 사회로 변모했기 때문이다.
무한정한 ‘할 수 있음’이 성과사회의 긍정적 조동사이다. “예스 위 캔”이라는 복수형 긍정은 이러한 사회의 긍정적 성격을 정확하게 드러내준다. 이제 금지, 명령, 법률의 자리를 프로젝트, 이니셔티브, 모티베이션이 대신한다. 규율사회에서는 여전히 ‘노No’가 지배적이었다. 규율사회의 부정성은 광인과 범죄자를 낳는다. 반면 성과사회는 우울증 환자와 낙오자를 만들어낸다.
한병철, [피로사회], P.24
제한이 없다. 제한이 없기에 자신의 몸을 더 착취해서 일하면 성과가 있을거라고 자신을 속이게 된다. 끝없는 압박을 느끼고 결국 우울증과 번아웃 등의 신경성 폭력을 당하게 된다. 과거에는 부정적인 명령이 어려움을 주었다면, 피로사회에 의하면 긍정적인 명령이 어려움을 주고 있다. 무엇이든지 과잉되어 병리적인 진단을 받게 하며 멈출 수 없는 러너가 되게도 한다. 사람들이 자신의 삶을 주목할 수 있는 SNS도 더 깊어지고 가까워졌다. 사색과 점점 멀어지는, 커피 한 잔의 여유라는 말도 사라진 지 오래다. 우리는 피로사회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까? 존재론적인 고민 앞에서 어떻게 서 있어야 할까? 자유롭지만 삶에 대한 착취가 계속된다면…자신도 모르게 나를 멈출 수 없게 만들지 않을까? 우리 자신의 존재를 찾고 사색해야 한다. 긍정적인 것이라고 하면서 우리 삶을 잠식시키는 피로, 그 피로로부터 진정한 자유를 얻는 날까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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