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소리 약국
김혜선 지음 / 도마뱀출판사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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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후면 70인 나의 꿈은 현역으로 사는 거다. 한 장소에서 50년 이상 약국을 운영하신 저자의 엄마에게 존경심이 든다.


책은 저자의 80대 엄마가 고관절 수술을 하시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고관절 수술 후 거동이 불편해진 엄마와 독립해서 살던 딸은 어쩔 수 없이 같이 살게 되고, 엄마의 병원 동행, 가사를 떠맡게 된다. 여기에 약국 일을 계속하길 고집하셔서 약국 출퇴근까지 해드리게 된다. 평생을 약국 안에서 사신 분이라 약국 문을 닫는 건 생각 못 한다. 독신 프리랜서인 딸이라 가능했던 일이지만 당하는 사람은 억울하다. 나를 돌보기도 어려운데 누군가를 돌본다는 것이 어디 쉬운 일인가?


엄마가 고관절을 다친 후 딸과 함께한 시간은 2년 11개월이었다. 누군가에게는 짧게 느껴지겠지만 돌봄 당사자는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은 힘든 시기를 보낸다.

저자에게 수고하셨다고, 애쓰셨다고 위로의 말을 전하고 싶다.


우리는 태어나면서 부모님의 돌봄을 받고 자란다. 자라서는 가족 간 서로의 돌봄을 주고받으며 살고 도움이 필요한 시기가 오면 가족 또는 누군가의 돌봄을 받게 된다. 제목만 봐서는 짐작이 가지 않던 "잔소리 약국"은 돌봄과 돌아가신 엄마를 생각하게 했다. 내가 더 이상 독립적인 생활을 못 하게 되었을 때 돌보게 될 딸도 생각났다. 나는 양쪽 부모님 다 돌아가셔서 부모님 돌봄에는 자유롭다.


나를 돌보게 될 딸을 위해 오늘도 운동화를 신고 집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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