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그해 봄의 불확실성
시그리드 누네즈 지음, 민승남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1월
평점 :
2020년 봄 걷잡을 수 없는 불확실함 속에서 취약한 생명체 셋이 만나 불확실한 동거를 시작한다. 금강앵무, 젊은 남자, 노년의 작가. 의식의 흐름과 인(동)물들의 대화를 따르다 보니 어느새 함께 수다를 떠는 기분이다. 그 수다가 왠지 모르게 또 다른 불확실함의 시기에 위안이 되더라.
그러니까 이런 거다. “그런데 시그리드, 어쩌죠. 그 불확실성은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더 기세등등해지고 있는데. 2024년 11월에 또 뽑혔잖아요. 그리고 12월, 말이 돼요? 아직까지 사람들이 치를 떨면서 피곤한 얼굴로 뉴스만 보고 있잖아요.” 이런 수다가 간절해지면서 뜬금없이 위로가 되는 것.
전작 [어떻게 지내요]에서 시그리드는 말했다. “어떻게 지내요?”라는 물음을 프랑스어로 하면 “무엇으로 고통받고 있나요?”라는 뜻으로 다가온다고. [그해 봄의 불확실성]은 그 물음의 한 구현으로 느껴진다. 고통의 수다에 함께하자고 기꺼이 손을 내미는 것. 뭐 그런다고 이 세상은 눈곱만큼도 바뀌지 않겠지만 그래도 잔잔한 안부 정도는 되지 않겠냐고.
* 열린책들 서평단으로 받은 책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