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아, 춘아, 옥단춘아, 네 아버지 어디 갔니?
이윤기 외 대담 / 민음사 / 2001년 6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작고하신 박맹호 민음사 회장님의 자서전 <책: 박맹호 자서전>-박맹호,민음사를 읽어 보다가 알게 된 책이다. 이 자서전에는 저자의 개인적이고도 내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글 또한 진솔해서 굉장히 읽기에 좋았다. 저자가 태어났던 시기인 과거 1900년대 초중반부터 2000년대까지 적은 책의 분량으로 압축돼있지만, 안에 들어가 있는 정보는 많아서, 과거 역사를 살펴본다는 생각으로, 꼼꼼히 공부하는 느낌으로 읽었다.

아무튼, 민음사가 창간해서 발행했었던 잡지 <세계의 문학>이 100호를 맞이해서, 이렇게 출판사에서 단행본으로도 내주신 셈인데, 알라딘에서 중고로 싸게 구입해서 꼼꼼히 정독해서 읽어보았다.

책은 한 주제별로 두 분이서 대담을 하는 것이 기본 골자인데, 그것이 총 13가지다.


1
이윤기·이다희 / 춘아. 춘아. 옥단춘아. 너희 아버지 어디갔니?
최재천·최승호 / 태양의 아이들. 진흙소를 타고 개미 제국에 가다
최창조·탁석산 / 사람은 땅을 닮고. 땅은 사람을 닮는다
최인호·윤윤수 / 정승처럼 벌어야 정승처럼 쓸 수 있다

2
김화영·이문열 / 90점이 아닌 70점짜리 문학은 가라
이강숙·김병종 / 예술은 사랑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것이다
김춘수·이승훈 / 한국 현대시. 트레이닝이 덜 되었다

3
함인희·이숙경 / 그래. 우리는 여성이다
조유식·노동환 / 헌책방 옆 인터넷 서점
정재서·주환 / 포켓몬스터와 『산해경』
양명수·도법 스님 / 더 멀리 더 깊이 바라보면 보이는 것들에 대하여

4
김우창·김상환 / 오렌지 주스에 대한 명상 - 서양적인 것의 유혹과 반성
최장집·강유원 / 그래도 이성은 진흙 속의 연꽃이다

이름은 대부분 알음알음 들어본 분들이라 어떤 이야기를 나누셨을지 책의 배송을 기다리며 많이 궁금했었다.

각 대담자들의 과거 유년시절의 경험 및 그것을 꿈으로 구체화 시킨 방법 그리고 그들의 이후의 삶의 행적 및 방향. 그것이 이 13가지 주제에 공통적으로 포함된 내용이었고, 그 외에도 부가적으로 다양하고 많은 내용이 들어차 있었다. 책이 굉장히 두껍고 판형도 큰 편이다. 분량이 참 많기도 하고 자세하고, 내용이 진솔해서, 정말 하나의 대담을 읽으면서도 가슴이 벅차오르는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그들의 삶과 꿈에 대한 "진심"을 엿볼 수 있었다.

굉장히 뛰어나신 분들이 서로 대담을 하시니, 이 분이 말씀하시는 이런 생각도 맞는 것 같고, 저 분이 말씀하시는 저런 생각도 맞는 것 같아서 스스로 느끼기에 혼란스러움과 동시에 즐거움이 공존했다.

그냥 주제별로 한 분이 에세이를 쓰는 방식으로 13개의 주제가 진행됐다면, 글의 방향성이 일직선으로 쭉 나아가는 형식이라 아쉬웠을 것 같은데, 대담의 구조로 책이 이루어져 있으니, 미시적으로는 글이 이리 갔다가 저리 갔다가 하는 것 같으면서도, 큰 틀에서는 결국 대담의 주제에 알맞는 올바른 방향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어서 굉장히 신기하고 색다른 독서경험이었다.

이 분들의 뛰어난 통찰력과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의 사고의 깊이, 책을 덮고 그것을 잠시나마 음미하며 생각하고, 따라가는 재미가 아주 쏠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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