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역사
이근명 지음 / 신서원 / 2002년 6월
평점 :
절판


 역사를 제대로 알려면 수많은 역사책을 읽어봐야 한다. 얇은 역사책은 단편적인 사건을 나열하는 것에 만족하는 경우가 많다. 사전지식이 없는 사람에게 그러한 역사책에서 얻는 것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얇은  역사책은 두 종류가 있는데 하나는 모든 역사적 사실을 포괄하려는 의도에서 단편적으로 나열하는 책이고 바로 이 책과 같이 중요한 사건을 중심으로 하고 주변적인 사건은 배제하여 흐름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한 책이다.

일반적으로 주변적인 사건을 배제하고 쓴 책에는 독자의 독특한 역사관이 반영되어 있는데 이 책에는 그런 느낌이 없었다. 우리나라에서 통용되고 있는 가장 일반적인 학설을 유기적으로 짜임새 있게 엮어 놓았다. 그래서 재미있다. 이 책을 읽어보는 독자는 알겠지만 어렵게 쓰여진 책이 아니다. 한가지 예를들면 송대의 성리학의 성립 배경에 대해서 다루지 않고 있으며 명대의 양명학을 다루는 부분에서 스치듯 언급하고만 만다. 그 대신 송대 사대부의 행동양식에 대해서 그전의 역사책에서 많이 다루고 있지 않는 부분을 사료를 인용하면서 흥미있게 서술하고 있다. 당대의 귀족과는 본질적인 차이를 명확하게 밝히는 것이다. 

이 책은 정치사 중심의 역사책이라고 볼 수 없을 듯 하다. 정치와 사회경제사의 결합이라고 볼 수 있을 정도로 민중의 삶과 권력자의 행동 양식과 사고의 변화, 그로 인한 역사적인 전환 등을 탁월하게 결합시켜 놓았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지루함을 느낄 수가 없었다. 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이러한 책을 또 언제 만날 수 있을까 하는 생각 때문인지 줄어들어가는 면수가 아까울 정도였다. 이 책은 한번 읽어 그냥 버릴 책이 아니라는 생각도 든다. 헤겔은 역사철학강의를 통해 자신의 철학을 개진하였는데 그의 해석이 맞건 맞지 않건 간에 우리에게 역사를 보는 눈을 제공하였음은 부정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 책은 철학책과 같은 깊이가 있다. 전혀 주관적이라고 느끼지 않게 역사적인 본질에 대해서 명쾌하고 간명하게 설명한다. 우리에게 역사를 보는 눈을 제공한다고 할 수 있는데 이 책을 읽고나서 서양사를 접해도 역사 진행과정의 법칙성을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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