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음사에서는 레 미제라블이 5권의 분량으로 출판되어 있는데 이 책은 1권 약 500페이지 분량으로 줄여 놓았다그래서 좀 우려스러웠다압축본이 원본의 느낌을 충분히 담아낼 수 있을지 걱정스러웠다그런데 생각보다 자연스럽게 그리고 원문에 비해 읽기 쉽게 나와서 다행스러웠다.

 

이 작품은 너무나 유명해서 처음 책이 선정되었을 때는 조금 실망했었다신선함이 없었다고나 할까넘쳐 나는 신작들과 내용이나 제목조차도 들어보지 못한 무수한 고전들이 있는데 하필 레 미제라블이라니... 하지만 영화나 어렸을 때 읽었던 것과는 또 다르게 감동 받았다다양한 인간 군상들과 프랑스 대혁명 당시의 처참한 민중들의 삶특히 여자와 아이들의 고된 삶이 가슴 아팠다.

 

이 책은 1부 팡틴, 2부 코제트, 3부 마리우스, 4부 서정시와 서사시, 5부 장발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전반적인 주인공은 장발장이고 각 부 내용의 중심 인물을 제목으로 내세운 듯하다그런데 1부 팡틴에서 정작 팡틴의 분량은 별로 없어서 좀 아쉬웠다원본에서도 그런지는 찾아봐야 알 듯하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그리고 이해가 잘 안 가는 인물이 자베르 경감이었는데 자베르 경감의 자살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이번 독서 모임에서 논의해보고 싶다또한 가장 저열한 인간인 테나르디에의 결말이 개인적으로는 맘에 안 드는데 빅토르 위고는 어떤 생각으로 이 인물을 그려냈는지도 토론해 보고 싶다.


p. 023 고통받는 사람은 뒤를 돌아보지 않는 법이다. 몹쓸 운명이 뒤따르고 있다는 사실을 그는 너무도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p. 051 석방은 해방이 아니다. 인간은 교도소에서는 나올 수 있어도 처벌의 사슬을 벗어날 수는 없다.

 

p. 076 그들은 벼락부자가 된 족속과 타락한 지식인으로 구성된 잡스런 계급에 속해 있었다.

 

p.077 자기네 추악성을  증가시키는데 경험을 사용하고 끊임없이 악해져 가고 더욱더 짙어져 가는 간특함 속에 물들어 갔다.

 

p. 077 이런 사람에게서는 양면의 암흑을 느끼게 된다. 전면에는 위협이 있고 배후에는 불안이 있다. 그들 가운데에는 정체불명의 것이 도사리고 있다. 그들이 무엇을 했는지, 앞으로 무엇을 할지 아무도 모른다. 그들의 시선 앞에 있는 그림자가 그들이 악인이란 것을 고발하고 있다.

 

p. 079 모성애에도 추악한 면이 있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슬프기 짝이 없는 일이다.

 

p. 298 우리보다 높은 인간이라 자처하는 거야. 그리고는 남들 보란 듯이 옷가지나 나누어 주는 거야. 그런데 이것이 서 푼짜리도 안 되는 낡은 누더기와 빵 조각이란 말이거든! 내가 필요한 것은 그런 게 아니라 돈이거든! 망할 자식들! 그런데 돈은 절대로 주지 않아. 돈을 주면 술을 마시러 간다는 거지! 주정뱅이가 되고 게으른 자가 된다 그 말이지! 그러면 놈들은 대관절 무어냐 말이야. 도둑놈이지! 그렇지 않고는 부자가 될 수가 없어.

 

p. 310 혼자 생각하는 습관은 동정심과 연민의 정을 발달 시켜 격분하는 힘을 감소 시키기는 하였겠으나, 의문하는 능력만은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p. 368 어느 정도 곤궁에 빠지면 사람은 멍청해지고 말아, 나쁜 일에도 입을 벌리지 못하고 착한 일에도 감사를 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p. 385 생애의 종말에 있어서는 죽음은 곧 출발이요, 생애의 시초에 있어서는 출발은 곧 죽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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