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 언젠가 만날 - 인연을 찾아 인도 라다크로 떠난 사진가 이해선 포토에세이
이해선 글.사진 / 꿈의지도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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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한 장의 사진으로부터 시작됩니다.' 라는 글로 이 책은 시작된다.

그리고 이 책에 대한 나의 관심 역시 한 장의 사진으로 시작되었다.

말하자면, 라다크에 대한 관심이 시작된 계기가 단 한 장의 사진이었다.

 

어릴적부터 유난히 인도라는 나라에 관심이 많던 나는,

인도 여행을 다녀 온 후 인도에 완전히 빠져버렸고,

시간이 날 때마다 하는 일은 인도 사진을 찾아 컴퓨터를 뒤적이는 일이었다.

그러다 어느날 만나게 된 사진 한 장.

그 사진은 파랗다-라는 말로도 부족 할 정도로 파아란 하늘에 하얀 구름이 있었고,

아주아주 황량한 풍경을 담고 있었다.

그리고 나부끼는 색색깔의 깃발들.

그곳이 바로 라다크 지방의 '레'였다.

이미 여행을 다녀온 뒤 그 사진을 본 것이 어찌나 억울했던지..

겨울에 여행을 떠났던터라 인도 북쪽은 올라갈 생각도 안했었는데,

그 사진을 보고 갔었다면 추위에도 불구하고 올라가려 하지 않았을까 싶었다.

하지만 사실, 그 지방은 겨울엔 눈이 많이 내려서 올라갈 수도 없는 곳이었지만.

어쨌든 그 이후 그곳에 대한 정보들을 최대한 수집하려 했고

일년에 딱 두 번만 길이 열린다는 그곳은 나에게 매력 만점인,  

꼭 가고 싶은 곳 1위가 되어버렸다.

 

책을 읽는 내내 이 작가는 아주아주 외로움을 많이 타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도 굳이 외롭기 짝이 없는 곳을 내내 여행하고,

그러면서 만나는 그곳 사람들에게 정을 쏟아 붓는 그런 사람인 것 같았다.

강한 사람인 듯 하면서도 마음이 약한 사람.

작가의 외로움을 대하면서 내 안의 외로움과 마주 하고 있는 느낌이었다.

어쩌면 내 안의 외로움이라기 보다는 외로움의 끝까지 가보고 싶은 느낌이랄까?

사람이 인생을 살면서 언제 그만큼 외로워 볼 수 있을 것이며,

자기 안을 들여다 볼 수 있는 날이 얼마나 될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인도는 그런 곳인 것 같다.

여행이 단지 관광이 아닌 곳.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자신을 만날 수 있는 곳.

어렵고 힘들게 사는 그들에게서 무언가를 배울 수 밖에 없는 곳.

불평 불만 투성이인 내 삶을 반성하게 하는 곳.

그렇기 때문에 다녀온 후 그리워 할 수 밖에 없는 곳.

너무너무 넓은 나라이기 때문에 그만큼 다양한 사람들이 있는 곳.

알고보면 너무나 순박한 사람들이 사는 곳.

그리고..

사랑할 수 밖에 없는 곳.

 

꼭 그곳에 가서 사진으로만 만났던,

사진으로만 만났음에도 그리움을 갖게 했던 그 풍경을

내 두 눈으로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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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카르테 1 신의 카르테 1
나쓰카와 소스케 지음, 채숙향 옮김 / 작품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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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오랜만에 정말 좋아하는 스타일의 책을 만났다.

어릴적부터 유난히 일본 만화,  

특히 마음 따뜻한 의사가 주인공인 만화책을 엄청나게 좋아했었다.

의사가 주인공이지만 단지 의사의 이야기가 아닌 그 주인공인 의사가 만나는 환자들의 이야기.

그런 책들을 보고, 의학 드라마는 죄다 챙겨보고 하면서 한 때 의사의 꿈을 꾸기도 했었다.

물론 지금은 의사와 아주 아주 아-주 관계 없는 일을 하고 있지만.

 

이 책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그야말로 딱 일본 스타일의 소설이다.

조용하고 평온하고 로맨스같은건 존재하지 않는,

그야말로 사람에 의해 사람냄새가 폴폴 풍겨나는 이야기.

그리고 등장인물들 모두 조금씩 특별한(?) 아니, 특이한 성격의 소유자들이라는 것.

특히 주인공으로 나오는 의사 이치토는 동료들 사이에서 괴짜라고 불리는,

내가 봤을 땐 자기만의 소신이 뚜렷한 의사이다.

 

사람들로 복작대고 맞춰진 틀 속에 살고싶어 하지 않는,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기술을 배울 수 있는 대학 병원이 아닌,

24시간 진료를 강행해서 환자들로 미어터지는 시골마을의 병원을 선택한 이치토.

그곳에서 그는 의사 대접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환자들을 낫게 해 주고 싶어한다.

그의 그런 모습을 보며 이런 의사가 있을까 싶기도 했지만,

또 다르게 생각해보면 긴급구호 현장에서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는 의사들도 있기에,

이치토는 정말 환자를 낫게 하고 누군가에게 의술 뿐 아니라  

마음을 나누는 것에 보람을 느끼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바쁜 시골 마을의 병원에서 이치토의 일상은 그야말로 눈코뜰새 없이 바쁘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자신의 현명한 아내를 사랑하고,

같은 집에서 사는,

꿈을 가지고 있지만 아직 재능을 펼치지 못한 화가 '남작'과,  

'학자'와의 인간적인 교류를 가진다.

책의 내용을 모두 글로 표현할 수 없기에 구구절절 설명할 순 없지만,

이치토와 그 주변 인물과의 관계에서 무한한 따스함을 느꼈었다.

그리고 그가 온 마음을 다한 환자 '아즈미'씨와의 이야기에선  

마음 한구석이 뭉클해지면서 눈물이 났다.

 

 

참 바쁜 일상중에서도 잠 자는 시간을 줄여가며 야금야금 읽었던 책이다.

아주아주 소중히 간직하게 될 책이 되어준 것 같아서 너무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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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구려 행복 - 제44회 페미나상 수상작
가브리엘 루아 지음, 이세진 옮김 / 이상북스 / 2010년 10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읽기 시작했을 무렵,

책을 읽기 전 표지와 제목만 보고 생겨난 이미지와는 너무나도 달라서 상당히 당황스러웠다.

편독이 심한 나는 가브리엘 루아라는 작가도 싸구려 행복이란 소설도 처음 접한 것이었다.

그랬기에 이 책이 1945년 작이라는 걸 몰랐고,

당연히 최근 작이겠거니 생각했었다.

 

책의 초반부를 읽는 내내 책에 집중하지 못하고 상당히 지루해했었다.

마치 <노트르담의 꼽추> 초반부를 읽었을 때 처럼,

중심내용과는 별로 상관없는 듯한 자질구레한 설명들에 지루함을 느꼈었다.

그때 '이 작가는 고전 스타일을 좋아하는가보다..'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랬다-

이 작품은 아주아주 오래전에 나왔던 작품이었고,

그랬기에 요즘 소설들과는 글의 스타일이 달랐던 것이었을 뿐이었다.

그걸 깨닫고나자 그때부터는 점점 책이 재밌어지기 시작했다.

아주 작은 편견 때문에 책에 집중하지 못했다는 것이 참 한심해졌었다.

 

아무튼 그때부터는 점점 책의 내용과 인물들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각기 다른 이상을 가지고 전시상황 속의 아주 가난한 삶을 살아가는 인물들.

자신의 가정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생각조차 하지 않으면서

자신만의 몽상에 빠져 살아가는 가장 아자리우스,

오로지 가족의 안녕만이 행복이라 생각하며 자신은 돌보지 않는 엄마 로즈 안나,

사랑만이 자신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 플로랑틴,

사회적 신분상승만을 꿈꾸는 장.

하지만 행복은 그들이 꿈꾸는 것을 이뤄주지 않고 모두에게 시련을 안겨준다.

실패로 인해 좌절 하다가도 또 다른 방향으로 행복을 찾는 그들의 모습을 보며,

이것이 곧 지금 나의 모습이며 세상 모든이들의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인생이란,

항상 뜻하는 대로 이뤄질 수 없고,

원하는 대로 이뤄지지 않는다해서,

행복해질 수 없는 것은 아니지 않을까 하는 작은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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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마 도노휴 지음, 유소영 옮김 / 21세기북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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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인간은 과연 얼마나 악해질 수 있을까?

라는 궁금증이 이 책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 일으켰다.

24년간 지하 밀실에 감금되었던 소녀의 충격 실화를 소설로 재탄생 시켰다는,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한 소설이라는

끔찍하면서도 너무나도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는 문구에 이 책을 선택했었다.

 

 

이 책은 아주 작은 방 안에서 시작된다.

태어날 때부터 그 작은 방 안이 이 세상의 전부인 줄로만 알고 있는 소년 '잭'과,

그 소년만이 유일한 희망인 소녀이자 엄마인 그녀.

그 둘의 삶을 소년 '잭'의 시선으로 풀어내고 있다.

아직 어린 아들에게 자신들이 처한 상황의 끔찍한 '사실'을 차마 말해줄 수 없어서,

그 방안이 이 세상의 전부라 말해주는 엄마.

유일하게 빛이 들어오는 천장의 유리로 보이는 노란 것은  

'하느님의 얼굴'이라 가르쳐줬다는 것이,

아이를 키우는 법을 배우지 않아도 엄마라는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아이의 시선에 맞추게 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작은 방 안에서 오직 '올드 닉'이 가져다주는 일요일 선물만으로 살아야 하는 그들은,

다른 아이들처럼 장난감이 없어도 있는 물건들로 만들어가며,

전혀 부족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살아간다.

 

 

책을 읽으며 가장 긴장되고 재밌었던 부분은 아무래도 탈출 부분일 수 밖에 없었다.

바깥 세상을 그리워 하는 엄마와 방 안이 이 세상의 전부인 잭.

그들이 탈출을 해야한다와 하지 않아도 된다로 옥신각신 할 때,

그 둘 모두의 생각에 공감이 갈 수 밖에 없었다.

내가 만약 잭이었다 해도 굳이 위험을 무릎쓰고 탈출할 필요는 없다고 했을 것 같았다.

 

 

책의 후반부는 그들이 이 세상과 적응해가며 부딪히는 문제들과 이겨내는 과정들을 담고 있다.

아이의 심리에서부터 세상에 나온 뒤 혼란에 빠지는 엄마의 심리까지

너무나도 세심하게 잘 표현해내는 작가에게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가 없다.

이 책을 만약 여섯살 아이의 엄마의 입장에서 읽었다면,

지금 내가 공감하는 것 보다 훨씬 더 많은 공감을 할 수 있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든다.

언젠가 여섯살 아이의 엄마가 된다면,

그때 꼭 다시 한 번 읽고 싶은 책이다.

그땐 아마 지금보다 더 절절하고 마음아프고 긴장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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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작은 거짓말
에쿠니 가오리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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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워낙 좋아하는 작가인지라 망설임없이 구매했습니다^-^ 넘넘 맘에 들어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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