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의 깨알 재미'는 우리가 매일 쓰는 단어 속에 숨어 있는 이야기를 흥미롭게 풀어낸 책이다.너무 익숙해 무심히 사용하던 말들이 사실은 오랜 시간 축적된 경험과 감정을 품고 있다는 사실이 새삼스럽게 다가왔다.책 속에서 특히 흥미로웠던 것은 우리말 속에 동물 비유였다.정곡(正鵠)은 과녁의 한가운데 점을 뜻하지만 '정'의 민첩함과 '백조'의 높고 멀리 나는 이미지에서 유래했고, 응시(凝視)에는 매의 날카로운 시선이, 장사진(長蛇陣)에는 뱀이 길게 뻗은 모습이 숨어 있다.호구(虎口)는 원래 '범의 아가리'로 위태로운 상황을 뜻했지만 지금은 '만만한 사람'이라는 전혀 다른 쓰임까지 갖게 되었다.일상 언어가 이처럼 다양한 상징과 이미지를 품고 있다는 사실이 새롭게 다가왔다.또한 자식(子息)의 식(息)이 '숨'을 뜻한다는 사실에 그 단어가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가왔다.숨은 곧 생명이고, 생명이 이어져 번식하고 성장한다.그래서 자식이 집을 떠나 있으면 부모는 자식의 소식(消息)을 애타게 기다린다. '소식'은 오늘날 안부나 뉴스를 뜻하지만 예전에는 생사를 확인하는 절박한 말이었다는 점도 인상 깊었다.사라지는 언어가 많아진 시대에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쓰는 말 하나하나가 사람들의 삶이 고스란히 배어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가볍게 읽히지만 지식이 차곡차곡 쌓여가는 책.아이들과 함께 읽기며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기 좋은 책 '한자의 깨알 재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