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운 이웃이 먼 친척보다 낫다는 말이 있다. 안부를 묻고 일상을 공유하다 보면 서로에 대해 잘 알게 되면서 도움을 주고받기도 하고 의지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더구나 비슷한 또래의 자녀를 키우는 경우라면 더욱 친밀한 관계로 발전하기 쉽다.하지만 때로는 각자 처한 환경에 따라 이웃의 호의가 불필요한 참견으로 느껴지면서 갈등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오늘 만나볼 소설 『아쿠아리움이 문을 닫으면』은 상처 입은 사람과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그 마음을 존중하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 보는 책이다.문어는 놀랍도록 똑똑한 생명체다.p.14한적한 바닷가 마을 소웰 베이는 이웃집에 숟가락이 몇 개 있는지 알고 있을 정도로 작은 마을이다. 이곳에는 '마셀러스'라고 불리는 아주 특별한 문어가 살고 있다.마셀러스는 지능이 높아 인간의 언어를 이해할 수 있고 글을 읽을 수도 있다.아쿠아리움에 찾아오는 사람들을 관찰하고 지문과 행동으로 사람을 구별할 줄 알며 매일 밤 자신의 수족관을 벗어나 먹이를 사냥하러 다닌다. 그리고 자신이 수족관에 감금된 지 1,299일째 되었다는 사실과 남은 수명이 160일이라는 것을 알 정도로 특이하면서도 아주 똑똑한 문어다.이들은 가슴에 엄마라는 이름을 크고 야단스럽게 써 붙였지만 토바는 그 이름을 명치 저 깊숙한 곳에 오래된 총알처럼 묻고 살았다. 아무도 모르게. p.35아쿠아리움에서 야간 청소를 하는 70대의 토바 설리번 30년 전 아들을 바다에서 잃고 얼마 전 남편마저 세상을 떠나보냈다.토바는 혼자 남은 자신을 걱정하는 이웃들의 관심이 부담스러워 마음속 깊이 남은 아픔을 그 누구에게도 꺼내 보일 수가 없다.그러던 어느 날 토바는 전깃줄에 뒤엉켜 꼼짝하지 못하는 마셀러스를 구해주게 된다.둘은 특별한 친구 사이가 되고 토바는 그동안 이웃들에게는 차마 하지 못했던 마음속 이야기를 마셀러스에게 털어놓는다.평범한 가족에게서 태어난 아이들에게는 특별한 밧줄 같은 게 주어지는 걸까. p.949살 때 자신을 이모에게 맡겨놓고 사라져버린 엄마를 그리워하며 쓸쓸한 유년 시절을 보내야만 했던 캐머런성인이 되었지만 엄마에 대한 원망은 항상 그를 짓눌렀고 연애도 직장 생활도 어느 것 하나 제대로 하지 못한다.어머니가 남긴 물품을 정리하는 도중 친부에 대한 단서를 찾게 된 캐머런은 아버지를 찾기 위해 소웰 베이로 향한다. 친부를 찾겠다는 당초 목적과 달리 예기치 않은 사건을 겪으며 토바를 대신해 아쿠아리움 청소를 시작하게 된다.그런데, 전에 있던 청소부와 새로 온 청년은 말이다. 걸음걸이가 똑같다.p.297자유를 빼앗긴 채 수조관 안에서 하루하루 자신의 죽을 날을 세는 마셀러스석연치 않은 아들의 죽음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토바 할머니부모의 부재가 걸림돌이 되어 제대로 된 관계를 맺지 못하는 캐머런각기 다른 상실의 아픔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 소웰 베이 아쿠아리움에서 만나 서로에게 기적을 일으키는 특별한 존재가 되어주는 과정과 그들을 지지하고 응원해 주는 이웃들이 있어 가슴 따뜻해지는 이야기 『아쿠아리움이 문을 닫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