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하버드에 들어가네!
이순근.이애실 지음 / 살림 / 2008년 10월
평점 :
절판



예전에 어느 목사님의 가정에 방문한 적이 있었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선 순간 따뜻하고 편안한 기분에 놀란 마음이 들었죠.
마치 6월에 산림욕에 가면 피톤치드로 기분이 상쾌해 지듯이
영적인 시원감에 이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곳에 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이후 이분의 가정은 저의 무의식 속에서 꿈꾸는 가정으로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이 책은 그 막연하던 동경에 형태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이순근 목사님의 현실적인 교육철학과 이애실 사모님의 성경적인 이상이 조화를 이루어서
이렇게 아름다운 믿음의 가정이라는 모델을 보여주는 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자녀양육은 어느 한쪽의 책임이 아닌 부부간의 완벽한 협력이 있을 때
그 속에서 자란 아이들도 건강하고 비전이 뚜렷한 멋진 인생을 계획하면서 살아가는 것입니다.

이 책은 수아의 하버드대 입학에 대한 성공수기가 아닙니다.
자녀를 명문대에 입학하는 것이 목적이고 이 책은 그 과정을 위한 수단이라면
불편한 마음으로 책을 덮었을 겁니다.
그러나 좋은 작물이 자라기 위해 좋은 토양이 있어야 하듯이
한 가정의 탄생으로부터 오늘날까지 자녀양육에 있어서 그 어떤 권위 있는 서적보다도
큰 지혜를 보게 되었습니다.
그 지혜는 성경에서 오는 것이며 이애실 사모님의 철저한 성경적인 자녀양육은
결혼을 앞둔 크리스천의 부부라면 선배님의 귀한 경험담으로 들어야 할 것입니다.

이 책의 내용 중에서 특히 저를 감동 시킨 구절이 있습니다.
저 스스로 태교詩로 명명하고 언젠가 매일 아기에게 들려주고 싶어지는 기도입니다.
"피조물이라는 사실을 말하겠습니다.
수직적인 관계를 깨닫는 것이 최고의 예의라는 것을 가르치겠습니다.
그것이 최초, 최고의 겸손이라고 가르치겠습니다.
인간을 신 자체로 인식하는 교만을 범치 않도록 가르치겠습니다." (p.89)
오늘날 대부분의 자녀양육은 최고에 맞춰져 있고, 부모의 기대치에 맞춰 아이의 삶에
헌신을 강요당하고 있다는 것은 공연한 사실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작금의 이상하리만치의 교육열풍을 설명할 수는 없겠죠.
그러나 이순근 목사님의 가정의 원칙은 아이들이 자신의 분명한 뿌리를 깨닫는 것부터
시작됩니다.
"하나님에게서 온 아이는 다시 하나님 속에 뿌리를 내립니다." (p.101)
뿌리 없는 아이는 하이데거가 말한 '던져진 존재'이며 그 실존은 '불안'이자 '허무'임을
알게 될 때 이순근 목사님 가정의 창조교육에 공감하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은 나중에 제 아내될 사람과 함께 읽고 대화를 나누는 필독서로 삼고 싶습니다.
수아가 하버드에 들어간 결과보다는 아이를 바르고 건강하게 양육하는 과정으로서의
자녀양육지침서의 역할을 톡톡히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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