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프랑스에 대해 다루지만 주변에 긴밀하게 얽힌 영국, 독일, 스페인, 근대에 와서는 미국까지 긴밀한 영향을 주고 받으며 관계를 맺고 대립한 역사를 통해 한 나라의 역사가 그 나라만을 바라보아서는 온전히 해석할 수 없음을 전한다.
또한 저자가 일본인이기 때문에 때때로 일본이 언급되기도 하고 일본인이 바라보는 프랑스사이기에 한국인으로서 일본적 시각이 의식되기도 한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독일사가 궁금해지고 일본사도 궁금해진다. 한국사도 궁금해지고 미국사도 궁금해진다. 이 나라들은 주변 나라들과 어떻게 관계를 맺었고 어떤 역사적 인식을 갖고 있을까 궁금해진다.
저자의 깊은 지성과 방대한 지식의 세계, 수십 년 간의 연구와 정보 집적을 통한 통찰의 진수를 더 맛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우리가 인문학 서적을 읽는게 아닌가 싶다. 단순히 지식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책과 문장을 통해 저자의 학문적 세계와 정신세계 그 자체와 만나기 위해서.
나는 이 책 <프랑스사 강의>를 통해 시바타 미치오라는 일본인 역사학자가 보여주는 프랑스 역사관을 탐험했다. 하지만 이 책은 단순한 역사서가 아니라 나의 인문학적 경계를 넓혀준 뜻깊은 책이 되었다. 읽으면서 나에게 저자의 통찰을 따라갈 지식이 부족해 부끄러움과 갈증을 동시에 느꼈다.
유럽의 역사, 세계사, 독일사, 영국사까지 익히고 나서 이 책을 다시 한번 읽고 싶다. 그땐 저자가 전하는 의미들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저자의 통찰을 다른 역사와 연결해서 나만의 시각으로 파악할 수 있지 않을까?
한 나라의 역사에 대해 읽는 것은 이해가 다 되든 안 되는 뜻깊은 일이었다. 역사적 사건들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잘 모르는 일반인에게 확실하게 집어서 알려주니 감사했다. 또한 한 연구자의 통합된 시점을 공유받아 평범한 사람은 쉬이 얻을 수 없는 역사적 통찰을 엿볼 수 있어 영광이었다. 부끄럽지만 감사하게도 우리나라 역사에 대해서도 더 잘 알아야겠다는 성찰을 하게 하기도 했다.
시험 준비나 지식 습득 차원에서 완전히 벗어나 단지 세계를 향한 나의 인식을 넓히고 깊게 하기 위한 역사서 읽기를 여러분께도 권하고 싶다. 어딘가에 있을 '한국사 강의'도 얼른 찾아 읽어봐야겠다. 한국이란 나라의 역사적 물줄기를 따라 기꺼이 난해한 모험을 떠나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