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다만, 지수니 로그니, 무한대니 조합이니, 혹은 미적분의 복잡한 수식을 봐도 더 이상 두려움을 느끼지 않게 되었다.
위의 책을 읽게된 동기가 사실은..
논문들을 읽다 보면 특히나 요즘 들어 수학적 simulation 이나 모델을 내 놓으면서 설명하는 게 부쩍 늘었다는 걸 느꼈다.
그런데 이를 어쩌나..?
아주 기본적인 적분 수식만 봐도
'어이쿠, 무시라!' 하는 내 모습이 한심해서,
dummy 들을 위한 입문서라도 익혀보자고 시작한 셈.
어쨌든 '수학바보'이긴 마찬가지이지만, 그나마 쓸데없는 두려움이나마 제거했으니 나름 수확을 거두긴 했다.
그 다음 단계로 무엇을 할까..하고 생각하다가,
몇년전에 사 놓고 먼지만 쌓여가던 이 책이 눈에 띈 것이다.
사실 이 책을 샀던 목적도 마찬가지:
마치 이원복 선생의 '먼나라 이웃나라' 읽듯이 '재미있는' 만화를 즐기면서, 그동안 까맣게 잊고 있던 미적분을 '개념'이나마 되살리자,
그것도 날로 먹겠다..는 의도였으나..
초반 몇 페이지 읽다가(이게 중요하다. '읽다가'...)
포기하고 서가에 처 넣었던 책이다.
'기왕 흐름을 탄 김에..' 하는 생각으로 이 책을 다시 집어 들었다.
이번 두번째 시도에서 가장 큰 차이는
책 옆에 종이와 볼펜을 준비했다는 것(나가노 센세에게 지금도 고마움을..).
1.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책은 제목과는 달리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미적분이 아니다.
: 어려운 건 어려운 것이다. 아무리 쉽고 재미있게 이해시켜 주려고 저자가 아낌없이 진실된 노력을 하셨지만, 미적분이 어디 만만한 것이더냐?
눈으로 읽기만 해서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 아마존의 어느 독자 서평이 날카롭게 지적해 주고 있다:
"The reader must be very familiar with the Calculus to get much out of this book...if you are not familiar with the Calculus, this is nothing more than a silly cartoon book."
2. 손으로 일일이 쓰고 계산하면서 '독서'가 아닌 '공부'를 해야 한다.
어리숙해 보이는 만화 주인공들이 수작을 주고 받는 장면들로만 이뤄져 있다고 만만히 보지 마라.
이것도 쉬운 걸로 가장한 입문용 수학 교과서다.
3. 따라서... 나 처럼 이 책부터 읽는 시행착오를 범하지 말고,
'...수학력'책 한 권쯤은 읽고 준비된 상태에서 임해야 한다.
(물론 미적분이 익숙한 고3학생이나 이공계 대학생들,
그리고 예방의학 선생님들에겐 껌도 안되는 기본서지만.. )
4. 다음 단계는 보다 고난이도의 미적분학으로 넘어가야..한다고 이 책의 말미에서 권장하지만 난 그러지 않을련다.
내 전공을 감안해 보면 그럴 이유가 없고 (미친 짓이지...)
이미 머리가 안돌아가는 꼰대이기도하고,
서두에서도 언급했지만,
최근 들어 부쩍 수학적 모델을 수단으로 논하는 전공 논문들이 증가하는 바람에 이에 대한 해독 (그리고 수식에 대한 거부감 제거와 피상적이나마 어느 정도의 이해 등)이 주 목적이었으니까.
Back to the basic 이 중요하긴 하지만,
적어도 내가 어디에 발을 디디고 있는지에 대한
정체성 자각은 제대로 해야 하거든.
그런데... 내 머리가 미미하게나마
전보다는 좋아진 듯한 느낌(착각?)이 들긴 한다. 아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