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밈학과 같은 건 없습니다
QNTM 지음, XCninety 옮김 / 황금가지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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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항밈(antimeme)이란 스스로를 숨기는 정보이자 전파되지 않는 관념을 뜻한다. 기억할 수 없는 존재들, 혹은 인지하는 순간 잊혀 버리는 미지의 위협에 대응하는 부서가 바로 '항밈학과'다.

책을 읽는 내내 묵직한 무력감을 느꼈다. 전쟁에서 이기려면 적에 대한 정보가 필수적이지만, 이곳의 미지체는 인식조차, 기억조차 허락하지 않는다.

흔히 망각을 신이 내린 축복이라 말하지만, 나조차 모르는 사이에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 동료, 그리고 연인을 잊어가는 일은 그 어떤 비극보다 두렵게 다가왔다. 결국 나를 구성하고, 나를 나로서 존재하게 만드는 가장 확실한 실존의 기틀은 '기억'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다.

기억과 망각에 대한 고찰을 이어갈 수 있는 도서였다
Sf와 공포물, 괴이물 좋아하는 분들께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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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바람을 타고 ㅣ 허블청소년 5
추정경 지음 / 허블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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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기록 속 남겨진 마음들에 대해 고민해볼 수 있는 좋은 도서였습니다! 학생분들께 추천합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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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지옥
김인정 지음 / 아작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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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의 미(美)를 유려하게 담아낸 문체와 호흡을 가늠할 수 없이 휘몰아치는 전개는 중단편의 물리적 한계를 가볍게 뛰어넘어 압도적인 흡인력을 선사한다.

[1] 선화 蟬花
더러운 세상을 알고
황홀하고도 난만한 세상을
어찌 알겠느냐?
- 이 몸과 함께 살고 지고
- 네 몸과 함께 피었다 지고

[2] 화선 花仙
구원은 여럿 얼굴을 하고
어리석의 신선의 연민은 무엇을 바라
지상에 비꽃을 흩뿌리는가

[3] 권커니, 그대여 종일토록 취하시라
그리운 이는 세상을 떠나 무엇을 남기나
발자국을 남길까 걸음을 따라선다
혹여 향기 흘릴까 시린 공기 한껏 들이쉰다
두볼에 흐르는 별가루엔 그리운 내음새 없다

[4] 누마의 여름
‘신의 뜻을 듣고, 그것을 말하는 자’의 불온한 기도
예지인가 망집인가?
아직 오지 않은 여름날의
신라 화주(花主) 청여혜, 그는 어떤 얼굴로 누마를 품에 안을까

[5] 화적 花賊
세월에 가차없이 흔들리는 타인의 사랑을 관조하며
‘나라면 아니 그럴 것이야’ 쉽게 내뱉곤 했지만
결국 ‘말했어야 했다’고 울부짖는 헌오의 오만과 회한에 대하여

[6]연화검, 혹은 흩날리는 티끌
사사로운 정이 무엇이길래
흩날리는 티끌
찰나의 시간
다잡은 마음 흔들리게 하는가

[7] 동백
철모르고 핀 동백
때가 아닌데 핀 생명은 차갑게 저문다
모두가 꽃으로 살다 떠나는 세상 한 가운데서,
붉은 자국 남긴 동백의 따스한 연정

[8] 그리고 낙원까지
아버지 원수에게 검을 배우는 열여덟살의 설(雪).
그녀에게 기꺼이 목숨을 내어주는 스승 연교.
채 누르지 못한 연심의 마침표
—
이상하고도 아름다운 여덟편의 이야기.
줄어드는 책장이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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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지옥
김인정 지음 / 아작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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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견된 결말을 따라 걷는 마음은 무엇일까. 우리는 필연적으로 상처를 끌어안은 이야기를 들여다볼 수밖에 없다. 그 위태로움의 틈새에서 끝내 다정한 마음들을 발견하고야 말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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