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나지 않는다. 기억 나지 않는다. 하지만 사랑하는 이들이 대신 기억하고 추억한다. 괜찮다. 괜찮다...

청년이 그의 팔을 쓰다듬는다.
"저는 노아예요. 할아버지의 손자예요. 할아버지는 집 앞길에서 제게 자전거 타는 법을 가르쳐주셨고, 할아버지의 발이 할머니만을 위해 존재하는 것처럼 느낄 정도로 할머니를 사랑하셨어요. 할머니는 고수를 질색하셨어도 할아버지만큼은 잘 참고 견디셨고요. 할아버지는 절대 담배를 끊지 않겠다고 장담했지만 아이가 태어나니까 끊으셨어요. 할아버지는 모험심을 타고난 분이라 우주여행을 다녀왔고 예전에 병원에 갔을 때 ‘선생님, 선생님, 팔이 여기서 부러졌어요!’라고 하니까 의사 선생님이 ‘아이구, 우리 병원에서요? 이것 참 죄송합니다!’라고 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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