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LiPE : 튤립의 날들 팡 그래픽노블
소피 게리브 지음, 정혜경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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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신간도서 한 권이 도착했습니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추위도 조금은 익숙해진 12월 어느 금요일 저녁, 믹스커피 한 잔을 곁들여 읽은 그래픽 노블을 소개합니다. 출판사 소개 글을 보고 기대가 컸던 책이라 받자마자 얼른 읽어보았답니다. 주니어RHK의 팡그래픽노블 시리즈 <튤립의 날들>입니다. 



평소 그래픽노블 장르를 좋아해서 즐겨 읽는데요, 그래픽노블이라는 말이 조금 낯설게 느껴진다면 카툰 에세이로 이 책을 설명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9컷의 짧은 만화 속에 삶의 고민과 철학적 사유, 귀여움까지 모두 녹여낸 그래픽노블입니다. 



튤립 시리즈는 세계 최대 만화 축제인 앙굴렘 국제만화페스티벌 공식 선정작에 수차례 이름을 올려 작품성을 인정받았고, 독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고 해요. 주니어 RHK를 통해 국내에도 소개되어 한국 독자층도 한층 두터워질 것 같네요. 


튤립의 날들에는 사람보다 더 사람 같은 동물 캐릭터들이 여럿 등장합니다. 나무에 몸을 기대고 앉아 하루 종일 시간을 보내는 곰 튤립, 태양을 짝사랑하는 새 바이올렛, 늘 바쁘게 움직이지 않고서는 못 배기는 뱀 크로커스... 그리고 나무와 조약돌도 빠질 수 없는 친구랍니다. 



때론 바보 같은 고민을 하고, 삐딱선을 타기도 하고, 엉뚱하게 답을 찾아 헤매기도 하지만 이들의 고민은 우리가 매일 하는 고민과 맞닿아 있습니다.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하면 좋다 명확한 답을 주지는 않지만 누군가 나와 똑같은 고민을 하고 있었구나... 때론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구나... 조용한 공감과 위로를 전하는 책이에요.



사람보다 더 철학적이고, 저마다의 고민을 품고 있는 동물들을 보면서 철학이란 어떤 어려운 사상이 아니구나 깨닫게 됩니다. 철학은 사유의 과정이고, 삶의 질문들에 계속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군요. 철학은 현자들의 전유물이 아니라 우리 일상에 속한 것이라는 것도 알게 되는 카툰에세이입니다. 



철학적 사고 따위 귀찮고 삶의 질문에 답을 하기 싫다면? 네! 그때는 그냥 가만히 앉아 아이스크림이나 먹을 권리도 우리에겐 있지요. 철학이고 뭐고, 책 속의 동물들을 마냥 귀여워해도 좋고요. 내가 그런 선택을 할 권리도 있다는 것을 튤립의 세계에 등장하는 친구들이 알려주네요. 



아이와 어른이 함께 읽을 수 있는 기분 좋은 그래픽 노블 《튤립의 날들》, 추운 겨울날 아카시아 나무 접시에 귤을 소복하게 쌓아두고 따뜻한 방 안에서 읽기 좋은 책입니다. 한 번 읽고 마는 책이 아니라 자주 펼쳐보게 될 것 같아요. 곧 출간될 튤립 시리즈의 다른 책들도 무척 기대됩니다. 




책과 콩나무 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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