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엄마 안녕, 로마 웅진책마을 116
김원아 지음, 리페 그림 / 웅진주니어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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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가족의 곁을 떠나버린 엄마를 되찾아오기 위해 비행기를 타고 혼자 이탈리아 로마로 향하는 열세 살 승아의 이야기, <안녕, 엄마 안녕, 로마>입니다. 로마의 아름다운 풍경이 담긴 예쁘고 말랑말랑한 일러스트가 시선을 사로잡는 어린이 책입니다. 

기존의 어린이 책이 현실과는 동떨어진 화목한 가정의 모습만을 그리고, 엄마 아빠 개개인의 삶보다는 가족과 아이들을 위해 살아가는 부모로서의 역할을 주로 그려왔다면, <안녕, 엄마 안녕, 로마>는 '엄마에게도 엄마의 삶이 있다'라는 사실을 담담하게 털어놓는 책입니다.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할 수 있다'라는 말은 어린아이들에게 그렇게 쉽게 와닿는 말은 아닐 텐데요,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개인의 불행이나 억압을 참고 견뎌야 했던 기존의 가족상을 다시 돌아보는 의미 있는 스토리라인을 가진 어린이책이네요. 





부부간의 사이가 좋지 못하고 급기야 헤어지게 되는 상황은 아이들의 선택이나 의지와는 상관없이 겪게 되는 일이라 매우 아프게 다가올 것입니다. 특히, 아이들은 내가 사랑하고 필요로 하는 엄마, 아빠가 서로 사이가 좋지 못한 것을 잘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나는 엄마를 사랑하고, 아빠도 사랑하는데 엄마 아빠는 왜 서로 사이가 안 좋은지 이해하지 못하죠. 

<안녕, 엄마 안녕, 로마>는 아이들에게 어떤 해결책을 제시하는 책은 아니지만, 엄마 아빠의 숙제까지 내가 나서서 풀 필요는 없다는 걸 알려줍니다. 엄마, 아빠가 서로 멀어지게 된 것이 내 잘못도,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니라는 것도요... 어린아이이기 때문에 내가 해결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지만, 내 마음의 숙제 정도는 스스로 풀어볼 수도 있지 않을까요?





살기 위해서, 행복하기 위해서 가족의 곁을 떠나야 했던 엄마의 마음은 이해하기 여전히 힘들겠지만, 엄마 아빠에게도 부모가 아닌 개인으로서의 삶이 있다는 것을 어쩌면 서서히 이해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 엄마가 친구 엄마처럼 평범하지 않아도 사랑하는 나의 엄마이고, 아빠가 엄마와 사이가 좋지 않더라도 여전히 나를 사랑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면 숙제는 생각보다 빨리 풀릴지도 모릅니다.

어린이 책이지만 어른들에게도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주는 책이에요. 다소 어두울 수 있는 주제를 책 곳곳에 이국적이고 아름다운 로마의 풍경을 잘 녹여낸 덕분에 너무 쳐지지 않게 읽어볼 수 있었어요. 열세 살 승아의 숙제도 잘 해결되고, 엄마 아빠도 자신의 빛나는 삶을 잘 살아내길 바라게 되는 책이었습니다. <안녕, 엄마 안녕, 로마> 초등 중~고학년 친구들에게 추천해요.





리뷰어스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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