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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흡혈귀전 : 사라진 장영실과 흡혈귀 ㅣ 조선 흡혈귀전 2
설흔 지음, 고상미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8월
평점 :

조선 흡혈귀전 '흡혈귀 감별사의 탄생' 편에 이어 '사라진 장영실과 흡혈귀' 편이 나왔습니다. 서양 뱀파이어나 좀비 이야기는 흔한 소재가 되었지만, 조선 시대의 흡혈귀 이야기라니 아이들이 솔깃해 할 법도 하지요? 여기에 흡혈귀를 감별하는 소녀 여인과 특별 수사관 장영실까지 등장해 더욱 매력적인 소설이 되었습니다.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이 이야기는 비록 허구이지만, 존경받는 역사 속 인물인 장영실을 등장시켜 어린이들의 마음을 설레게 합니다. 가마 파손 사건으로 궁궐에서 쫓겨난 장영실의 실화를 바탕으로 상상력을 더해 재구성해 재미있더라고요.

노비 신분이지만 뛰어난 능력으로 발탁되어 활약한 장영실과 백정 신분 임에도 흡혈귀를 감별, 퇴치하는 능력이 있는 소녀 여인이 등장해서 조선 시대 엄격했던 신분제를 비틀어서 보게 하는 소설입니다.
양반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가난에 시달려 스스로 만든 대나무 소쿠리를 팔아 생계를 유지하는 숙희네 아버지... 물건을 직접 만들어 파는 부지런한 삶이 오히려 비난받았던 숙희 가족의 이야기는 조선 시대의 신분제가 얼마나 부당하고 완고했는지 오늘날의 어린이들에게 전해주고 있습니다.
양반 신분인 숙희와 백정 신분인 여인이 친하게 지내는 것이 있어서는 안 될 일이었지만, 우정을 이어나가는 숙희와 여인의 모습은 보기 흐뭇하면서도 극의 긴장감을 불러 일으키는 부분입니다. 오늘날에도 부의 차이에 따라 보이지 않는 벽 같은 것이 분명히 존재하는데 조선 시대는 하물며 어땠을까 생각해보게 하네요.

단순히, 흡혈귀가 등장하는 무서운 이야기가 아니라 더욱 의미있는 <조선 흡혈귀전 : 사라진 장영실과 흡혈귀>입니다. 사실 피를 빨아먹는다는 괴물 흡혈귀보다 백성들을 더 공포에 떨게 한 것은 백성들의 고혈을 빨아먹는 탐관오리들이 아니었을까요... 그래서 사또가 흡혈귀라는 소설 속의 설정은 비현실적으로 느껴지지만은 않더라고요.
전후 설명이 부족한 급작스러운 전개가 조금은 아쉬운 소설이지만, 여름방학을 이용해 아이들이 가볍게 읽어보기 좋은 어린이책 같습니다. 1권 '흡혈귀 감별사의 탄생' 편을 먼저 읽어보면 이해가 쉬우니 함께 읽어보길 권해 드려요.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