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
나태주 지음 / 열림원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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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이 짧은 한 편의 시는 유명 드라마에 소개되면서 일명 국민시로 불릴 만큼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요... 네, 우리가 사랑하는 나태주 시인의 풀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충남 공주에 여행을 가서 풀꽃 문학관에도 들른 기억이 있어서 제가 기억하는 몇 안 되는 시인입니다.

책을 좋아하는 것에 비해 시와는 그리 친하지 않은데 나태주 시인의 시는 뭔가 일상적이고 편안한 느낌이 있습니다. 요즘 꾀나 마음이 복잡했는데, 나태주 시인의 신간 시집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를 만난 것은 작은 행운인 것 같습니다.

앞서 시와 별로 친하지 않다고 했는데, 감정과잉의 표현들 앞에 오그라드는 마음을 주체할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고, 스스로 감정이 그리 풍부하지 않아 시적 표현들에 쉽게 공감할 수 없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나태주 님의 시는 제게 예외인 것 같아요.

일단은 시가 간결하고 담백합니다. 일상속의 소재를 툭 건져 올려 맑은 언어안에 담습니다. 게다가 시인의 감정을 독자에게 강요하지도 않습니다. 일부 가볍게 쓰신 시들은 SNS에서 건져올린 감성문구들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문장의 우아함과 품격을 잃지도 않죠. 그래서 제가 나태주 님의 시를 좋아하는 것 같아요.

이번 시집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는 얇은 볼륨의 다른 시집들과는 달리 웬만한 소설책에 버금가는 두께입니다. 다양한 주제의 시들을 꾹꾹 눌러담아 독자들에게 선물처럼 펼쳐놓고 있어요.

코로나, 사랑, 나이, 소망... 등 다양한 주제를 시에 담고 있는데, 시인의 섬세한 감성과 함께 따뜻한 위로와 힐링을 느낄 수 있습니다. '된장찌개집'이라는 시는 단 4줄, 30글자로 어머니에 대한 추억을 담았고, '마스크'라는 시는 생활 속의 작은 소재로 익숙한 일상을 다시 생각하게 만듭니다. 어떤 시는 아이가 쓴 동시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어떤 시는 현자의 경구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 시집은 필사하면서 읽어보아도 좋고, 술술 읽히더라도 조금은 속도를 늦추어 정독해보면 대충 읽었을때와는 또 다른 감상이 있을 것입니다. 평소 시와 친하지 않은 분들이라도 너무 어렵거나 낯설게 느껴지지 않아서 좋을 거예요.

요즘 지하철을 타거나 커피숍에 가면 다들 작은 네모화면을 붙잡고 있고, 책을 들고 다니는 분은 거의 없는 것 같아요. 저는 트렌디하지 못하게도 꼭 가방속에 책을 넣어 다니는데,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는 제 가방속에 오래 함께 할 것 같습니다. 책 디자인도 참 예쁘게 나온 것 같아 지인분들께 선물로도 추천하고 싶네요.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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