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을 가꾸는 오래된 지혜>는 원예 학자의 딱딱한 이론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의 경험에서 우러난 소박한 원예의 방식과 오랜 지혜를 전달해 주는 책입니다. 가능하면 화학약품을 사용하지 않고 주변 생태계와 조화를 이루는 선에서 나의 정원을 만족스럽게 가꾸는 방법들을 소개합니다.
예를 들면, 벌, 나비와 같은 수분 매개자들을 정원에 자연스럽게 끌어들여 열매 맺는 방법을 알려주는 식입니다. 병충해를 화학적인 약제를 사용하지 않고도 방제하는 방법을 알려주는데, 마늘이나 고추 스프레이를 뿌리거나 동반 식물을 함께 심어 희생양이나 방어막으로 삼는 전략을 소개하고 있네요.
이 책에서 소개하는 원예의 핵심은 "낭비하지 않으면 부족하지도 않다(p.15)"는 문장에 담겨 있습니다.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겉멋 든 정원이 아니라, 실용성과 절약 정신에 기반한 수수한 정원을 가꿔나가는 데 도움을 주는 책입니다.
잡지 화보처럼 비주얼이 화려하지만 사실 내용은 그저 그런 원예 책들이 서점가 대세인 가운데, 시골 정원에서 채소와 허브를 가꾸는 평범한 할머니가 알려주는 듯한 원예 베테랑의 지혜가 담긴 책을 만나니 얼마나 새롭던지요...
작물에 피해를 주는 달팽이를 유인하여 잡는 방법(달팽이 술집이라는 재미있는 방법)도 알려주지만, 어떤 씨앗이든 달팽이에게 잡아먹힐 것에 대비해 늘 넉넉하게 심으라는 작가의 너스레를 읽다 보면 나도 모르게 정원을 가꾸는 여유와 즐거움에 빠져들게 됩니다.
저는 실내식물 관련 일을 하다 보니 늘 손톱에 끼이는 흙 때문에 손톱을 아주 짧게 유지하는데요, 손톱에 미리 고체 비누를 긁어 끼워두면 정원일이 끝난 후 손톱을 씻어내기가 쉽다고 하네요.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이런 것이야말로 경험에서 가져온 베테랑의 꿀팁이 아닐까 해요.
보도블록 사이의 잡초 뽑기에 지쳤다면 독한 화학약품 대신 끓는 물을 부어버리거나 소금을 뿌리면 된다는 기발한 방법도 알려주더라고요. 결정화된 벌꿀과 버터 한 조각으로 아이들이 좋아하는 천연 기침약을 만드는 방법도 아주 귀가 솔깃했어요.
이 밖에도 라벤더는 '씻다'를 뜻하는 라틴어 '라바르'에서 유래되었는데, 이는 과거에 로마인들이 빨래할 때 라벤더 오일을 사용했기 때문이래요. 이처럼 재미있는 식물 이야기도 읽을 수 있어서 정말 기대 이상의 원예 도서였습니다. 식물 좋아하는 분이라면, 더욱이 시골 정원을 동경하며 소박한 취향을 가지고 계신 분이라면 좋아할 만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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