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미소 프랑수아즈 사강 리커버 개정판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최정수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프랑스 소설가 프랑수아즈 사강의 작품 전집을 소담출판사를 통해 만나보았습니다. <어떤 미소> <한 달 후, 일 년 후> <길모퉁이 카페> <마음의 푸른 상흔> <마음의 파수꾼>의 5권으로 구성된 책이며, 시리즈가 아니므로 낱권으로 읽어도 상관이 없습니다.

고급스러운 양장본에 각기 다른 컬러의 파스텔톤 책 표지가 계절감에 잘 맞네요. 낱권도 좋지만 5권을 책장에 함께 꽂아두면 저절로 눈이 가는 예쁜 책입니다. 봄의 여심을 저격한 책이랄까요? 소담출판사 책들은 디자인이 참 예쁜데, 이번 책의 디자인과 색감은 특히나 마음에 들어서 읽는 내내 기분이 좋았습니다.



가장 먼저 만나 본 책은 <어떤 미소>입니다. 프랑수아즈 사강의 작품은 처음 읽는 것인데, 도덕이나 규율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사고와 지적이고 감각적인 문체가 참 매력적이었습니다. 그녀의 작품을 제대로 만나기 위해서는 '마땅히~해야만 한다'라는 규율에 얽매이지 않고 열린 마음으로 그녀의 이야기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소설은 완성된 인격을 갖추거나 존경할만한 사람들만 등장하는 것도 아니고, 독자에게 윤리적인 스토리를 들려주는데 그 목적이 있는 것도 아니니 말이죠. 지금보다 훨씬 도덕과 의리에 집착했던 2~30대에 그녀의 책을 읽었더라면 아마 지금보다 받아들이기가 힘들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나이가 드는 것이 나쁜 일만은 아닌 까닭은 세상에 절대적으로 옳은 것은 없다는 것을 알게 되고, 공감의 영역이 좀 더 확장된다는 점입니다. 굳이 나이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조금은 유연한 마음의 태도로 그녀의 이야기에 귀기울여 본다면 프랑수아즈 사강이 들려주고자 하는 이야기가 더 잘 전달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도미니크는 20대의 여자 대학생입니다. 그녀에게는 남자친구 베르트랑이 있지만, 그의 외삼촌인 유부남 뤽에게 빠져들게 됩니다. 도미니크는 뤽과 그의 아름다운 아내 프랑수아즈와 어울리며 부적절하고 아슬아슬한 연애를 이어갑니다.

현재의 연애를 즐긴다는 점에서는 도미니크와 뤽은 같지만, 도미니크는 수많은 연애를 겪은 중년 남성인 만큼 이 사랑에 적당히 선을 긋습니다. 레코드판 하나에 기억으로 남겨질 그들의 연애는 이미 끝이 정해진 것이었습니다.


결국 도미니크는 뤽과 점점 멀어지며 이별을 겪게 되는데요... 마지막에 그녀가 거울을 바라보며 짓는 어떤 미소가 여운을 남깁니다. 그녀의 미소를 이별후에 성숙해진 자아로 해석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그것을 성숙이라고 해야 할지... 타협적이고 선을 긋는데 익숙한 어른들의 세계로 들어선 것이라고 해야할지는 독자에 따라 생각이 다를 것입니다.


나의 할머니께서는 어른이 되기 위해서는 어느 순간 마음속으로 피를 철철 흘리게 된다고 하셨는데... 그 말씀이 생각나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런 후에 짓게 되는 미소는 결코 이전과 같지 않은... 순수한 영혼을 잃은 미소일 테지요.

이렇게 <어떤 미소>는 사랑에 빠지고, 이별을 겪고, 아픔을 이겨내는 동안 한 여성의 심리 묘사가 섬세하고 탁월하게 그려진 수작입니다. 유부남을 부적절하게 사랑하는 이야기라고 낙인을 찍어버리면 더 이상 이 소설에서 얻을 것은 없습니다. 이 소설을 읽는 동안만큼은 자유롭고 젊은 영혼이 되어 도미니크에게 집중했으면 좋겠습니다.




소담출판사 꼼꼼평가단으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