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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실격 ㅣ 일본문학 베스트 1
다자이 오사무 지음, 강소정 옮김 / 성림원북스 / 2021년 12월
평점 :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을 드디어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신문 기사에 다자이 오사무의 삶에 대한 글이 실린 적이 있었는데, 이후로 왠지 계속 생각나는 작가였습니다.
인간실격이라는 제목이 주는 강렬함 때문인지 각인되는 효과가 컸고, 많은 분들이 얼마전 JTBC에서 방영된 드라마 원작 정도로 생각하시는 듯 하나 두 작품은 서로 관계가 없습니다.
다자이 오사무의 <인격실격>에는 인간에 대한 공포와 불신에 사로잡혀 자신의 진심을 마음 속 깊이 감추고 다른 사람들을 실없이 웃기면서 살아가는 요조라는 인물이 주인공으로 등장합니다.
요조는 인간을 극도로 두려워하지만 도무지 인간을 포기할 수 없었기에 개그를 통해 사람들과 겨우 연결되어 살아갑니다.
요조를 그저 예민하고 음울한 사람으로 낙인찍을 수도 있겠지만, 요조의 모습은 사실 우리들이 가진 수많은 모습 중의 하나를 크게 확대해놓은 것 같습니다.
자신의 마음을 진실로 드러내지 못하고 그저 아등바등 사람들과 어울리는 척을 하며, 다른 사람들을 웃게 하면서 내가 삶의 음지쪽에 서 있다는 것을 눈치 못 채도록 애쓰는 모습이 제겐 그리 낯설지 않았습니다.
일상 속 크고 작은 불행과 불안을 숨기고 SNS에서 가짜 행복을 자랑하는 사람들보다 더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은 인물이었습니다.
다자이 오사무가 자살 직전에 완성하여 사후에 출간된 이 소설은 그저 음울한 겁쟁이의 이야기는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절망하고, 불안해하고, 인간을 믿지 못하고... 그러면서도 인간에 대한 한낱 희망의 끈을 놓지 못하는 요조의 모습이 왠지 나 자신과 겹쳐져서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1940년대 작품이지만 요즘 다시 주목받는 이유가 궁금했는데, 요즘 청춘들의 자화상과 겹쳐지는 부분이 많은 것 같습니다. 꾀나 오래된 작품인데 MZ세대가 생각나는 것은 왜일까요? 시간이 흘러도 공감할 수 있고 세월이 흐를수록 새로운 의미가 더해지는 것은 고전 문학 작품이 가지는 힘인 것 같습니다.
대지주 집안 출신의 여섯째 아들이라는 배경과 다자이 오사무의 작품 세계를 연관지어 어떻게든 엮어보려는 문학 해석 방식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관점에서 읽어본다면 마음 깊숙이 파고드는 뭔가가 있는 소설입니다. 누구든지 한번쯤은 읽어보게 될 것 같은 책이네요.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