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 더 호라이즌 환상문학전집 15
이영도 지음 / 황금가지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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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교수는 인간이고 오크나 인간은 그렇게 이성적인 동물이 아냐. 입이 찢어져도 '내가 그러고 싶어서.'라고 말 못하는 종족을 열거해보면 인간은 꼭 들어갈걸."

"내가 그러고 싶어서? 무슨 말입니까?"

"그게 정의여서, 그게 당연한 이치거나 관습이어서, 혹은 그게 사람 사는 도리여서라고 말할 수는 있어도 '내가 그러고 싶어서'라고는 말 못한다는 거야. 자기를 작게 보는 종족들이거든. 그래서 오크나 인간은 신념이나 자기주장이라는 말에 경외감을 품지."

무슨 말인지 알 것 같다. 불의에 맞서 약자를 보호하는 기사에게 왜 그러냐고 물어보라. '그게 정의니까!'라고 아주 당당하게 말하기는 하겠지만 '내가 그러고 싶으니까!'라고는 말 못한다. 그것은 무례한 자나 범죄자의 화법이라고 생각한다. 간단한 대화 두 가지가 그걸 증명한다.

'시대의 이름으로 그를 죽였다.'
'당신의 정의감은 알겠으나 그래도 살인은...... .'

'죽이고 싶어서 죽였다.'
'뭐 이런 놈이 다 있어?'

인간과 오크는 저 정도밖에 안 되는 것들이다. (후략)-88쪽

세상에 필요없는 건 영웅, 현자, 성자.
세상을 굴러가게 하는 건 멍청이, 얼간이, 바보.-12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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