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밤 당신에게 필요한 이야기
스탕쥔 엮음, 오하나 옮김 / 북플라자 / 2016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한 명의 저자가 아니라 17명의 저자가 쓴 글을 일명 옴니버스로 쓴 글이다. 전체 소제목은 21개이다. 필진을 보면 유명한 저자도 있지만 평범한 직장인, 주부가 쓴 글도 있다. 하지만 저자 중에는 여러 종류의 작가, 즉 책을 펴낸 작가도 있고 시나리오 작가가 쓴 글도 있다.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온라인 상에서, SNS에 쓴 글이 유명해진 경우도 있다. 이 작가들의 소개는 본문을 다 읽으면 어떤 사람인지 간략하게 나와있다. 그리고 이 책에서 좀 더 주목해야 하는 것은 어떤 작가는 앞에도 나오고 다른 작가의 글이 나오다가 앞 글의 작가가 중간에 또 나오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저자가 다양한 만큼 다양한 주제의 글을 볼 수 있다. 어떤 주제는 장애인으로써 자아를 찾아가는 주제도 있고 사랑에 대한 주제도 있으며 이별, 심지어는 지인의 죽음, 가족에 관한 이야기도 있다. 즉 작가가 많기도 하지만 평범한 사람도 있으며, 짜낸 이야기가 아니라 자신이 경험한 이야기를 그대로 온라인에 풀어냈다가 책으로 만든 것이다.

이 책의 특징 중 하나는 중간에 글을 뒷받침할 수 있는 그림이 있다는 것이다. 작은 그림부터 2쪽에 걸친 크기가 많이 큰 그림이 있다. 한 사람이 한 번에 다 삽화를 그린 것인지 아니면 작가가 하나씩 그려서 편집한 것인지 아니면 다른 작가 몇 명이서 그린 것인지는 확실하지는 않지만 내가 읽고 보았을 때에는 한 사람이 한꺼번에 그린 것 같지 않다는 느낌은 받았다. 그림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사람의 감정, 느낌을 더욱 잘 느낄 수 있었고, 때로는 마음을 풀어주는 작용을 하며 때로는 글을 읽다가 쉬고 싶을 때 마음에서 여유를 찾을 수 있어서 보기에 너무 좋았다.

중국인들의 평범한 생활 중 일어난 에피소드를 담고 있는 글이다. 따라서 중국 지명과 상품, 프로그램 등이 나온다. 그래서 약간의 이질감을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강하게 들었던 특징은 사람이 사는 곳이기에 나올 수 있는 모든 감정을 작가 각각이 가지고 있는 글로 나타내기 때문에 그곳도 사람 사는 곳이구나’ ‘어쩔 때는 다르지만 어쩔 때는 공통으로 가지고 있는 감정은 같고 가지고 있구나라는 것을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 즉 사람 사는 냄새가 나는 책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 책에 있는 전체의 글이 전부 소중하고 감정이 풍부하고 때로는 마음을 웃고 울리게 하는 글이었지만, 그래도 가장 감명 깊게 읽은 부분을 꼽자면 장애를 가진 여성의 여성성과 자존감을 자신의 몸을 주제로 사진을 찍으면서 천천히 찾아가는 이야기 (저자는 리허시, 제목은 나를 위한 스트립쇼’)와 전 남친의 예상치 못한 뇌암 발병으로 인해 전 남친을 가슴 속에 묻어야 했던 이야기(저자는 양시원, 제목은 잘 가, 전남친’)이었다. 장애인 여성이 자신의 몸을 스스로 보면서 장애라는 것을 스스로 극복하고 자신감을 찾아가는 장면은 그 자체로 감동이었고, 전 남친과 헤어지는 과정, 그리고 뜻밖의 암 선고 및 죽은 후의 자신의 감정을 진솔하게 표현했다.

다만 옴니버스와 같은 글에서 한 작가가 쓴 두 개의 글은 연달아 배치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목차를 보면 알 수 있는데, 한 작가의 글이 앞쪽과 뒤쪽에 따로 따로 배치가 되어 있는데, 편집할 때 일부러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연속성 있게 읽기에는 약간은 불편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 책은 연말 바쁠 때 읽기에 매우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즉 출간을 12월에 한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12월은 원래 연말연시를 맞아 몸과 마음이 매우 들뜨는 데다 지금은 한국의 시국도 매우 불안정한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생활 속 진솔하고 사람냄새 나는 이야기를 읽으면서 마음을 조금이나마 가라앉힐 수 있다면, 그리고 그림을 통해 시각적 재미와 여유를 느끼고 싶다면, 중국인의 삶의 이질성과 삶에 있어서 자신의 인생과의 동질성을 또한 느끼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는 것도 어떨까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