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노벨상 부부의 아들이었다
얀 뮈르달 지음, 조경실 옮김 / 테오리아 / 2016년 10월
평점 :
절판


 

 

이 책의 책표지 앞 쪽에는 이 책의 배경 시기에 찍힌 듯한 저자의 흑백 가족사진이 나온다. 그리고 저자가 책을 보는 장면도 흑백 사진으로 볼 수 있다. 아마도 3남매였던 듯 하다.

책의 저자는 1927년에 태어났고 미국과 스웨덴 등에서 살았었다. 이 당시에 아버지와 어머니는 그래도 부유했고 남자와 여자 도우미 1명씩을 싼 값에(지금 우리나라 같으면 최저임금제 때문에 난리 날 수도 있는 임금임) 부릴 수 있을 만큼의 경제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나중에 아버지와 어머니는 노벨상 수상자가 된다.

이 책의 배경이 되는 저자의 나이는 대략 1318 청소년 세대이다. 1940년부터 출발해서 1941, 42년 즈음인데 작가가 1927년생이니 12에서 13살일 때이다. 다들 알겠지만 이 시기는 반항심 많고 생각 감수성 넘치는 때이다. 또한 작가와 부모간의 관계가 본격적으로 형성되는 시기이다. 이 책에서는 저자가 가족에 대한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가 이 책의 흐름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기 때문에 이것을 확인하면서 읽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 중 하나이다.

하지만 이 때 사회적으로는 2차 세계대전의 서막이 오를 때이다. 체코와 폴란드는 이미 점령당했고, 나치 독일군은 벨기에를 거쳐 프랑스로 진군중인 상황이었다. 또한 독일군은 노르웨이와 스웨덴에서 전쟁을 일으킨 때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 책에서는 2차 세계대전에 대한 사실 서술과 작가의 상상 혹은 공상이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이 책은 6개의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 장부터 소제목이 각각 뉴욕에서 다시 스웨덴으로’, ‘스톡홀름 기자 회견장에서’, ‘피터슨 하우스에서 그들을 기다리며’, ‘할머니 집으로 가는 길, 기차는 멈추고’, ‘할머니 집으로 가는 길, 기차는 출발하고’, ‘나 홀로 스웨덴에서이다.

뉴욕에서 다시 스웨덴으로부분은 미국에서 살다가 어떻게 스웨덴으로 귀국하는지에 대한 과정을 그리고 있다. 미국에 있던 얀에게는 굉장히 충격적이며, 이 당시 아버지에게 어떻게든 반항하려 했던 소년 얀의 모습을 그린다. 아버지에게서 벗어나려 하지만 아직은 아버지에 비하면 힘없고 하찮은 모습을 보이면서, 이 작가가 나중에 부모님과의 관계를 어떻게 형성할 것인지라는 일종의 복선이 깔려있는 듯한 장면도 나온다.

스톡홀름 기자 회견장에서부분에서 가장 중요한 내용은 단연 스톡홀름 귀국 기자회견 장면이다. 작가가 원하던 미국 생활 대신 스웨덴에서 생활하게 되는 첫 출발점이다. 게다가 부모님은 스웨덴에서도 잘 알려져 있어서, 정부가 교통편을 제공했다던지, 혹은 기자회견을 어느 호텔에서 개최하는 이야기가 나온다. 특히 기자회견에서 작가의 생각의 흐름을 쫓아가는 것이 두번째 장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피터슨 하우스에서 그들을 기다리며부분은 엘사 고모의 집에서 살다가 가족이 있던 피터슨 하우스에서 벌어진 일, 그리고 자신의 상상 및 생각이 나타난다. 저자가 잘 아는 시도 나오고, 본격적으로 여러 생각을 하기 때문에 흐름을 잘 읽어내야 하는 장이 세번째 장이다.

네 번째 부분과 다섯 번째 부분은 위에서 쓰인 제목대로, 할머니 집으로 가는 길, 기차는 멈추고할머니 집으로 가는 길, 기차는 출발하고라는 부분인데, 여기부터는 할머니 댁에 가기 위해 탄 기차가 가다 서다 하는데, 전쟁으로 인해 편성된 임시열차들, 그리고 전쟁으로 인한 영향이 가장 크지만, 작가에게는 미국과 스웨덴의 철도 상황을 비교할 수 있는 좋은 소재가 된다. 그리고 작가 근처에 있는 군인 아저씨 (그의 눈에 비친)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신이 스스로 비평가가 되기도 한다. 또한 저급한 표현도 많이 등장하기 때문에 청소년들에게는 약간 주의할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 그리고 작가가 인용하거나 기억하여 쓰는 시의 향연이 펼쳐지는 부분이 또한 다섯 번째 부분이다.

나 홀로 스웨덴에서부분은, 작가가 그토록 원하는 미국 생활을 이어갈 수 없다는 분함과 원통함, 그리고 숙부와 숙모가 운영하는 시민학교(성인 대상으로 일종의 다양한 교육을 제공하기 위한 학교라고 함)에서 방학을 이용해 기숙사를 이용하면서 벌어지는 일에 대하여 서술한다. 이 때는 프랑스도 나치 독일에 의해 풍전등화일 때이며, 작가가 한층 더 격앙되어 가는 때이기도 했다.

이 책에서 주의할 점은 저자의 생각의 흐름에 따라 다양한 주제가 나오는데 이러다 보면 어쩌면 작가가 어떻게 이동하고 움직이는지, 어떠한 주제, 소재, 흐름을 따라가는지 뒤죽박죽인 상황일 때가 있다. 따라서 위에 말한 것처럼 어디서 어떤 생각을 하는지 잘 따라가는 점이 중요하다. 혹은 왜 그런 생각을 이런 상황에서 하는지를 자신이 또한 생각하면서 읽어보는 것도 중요할 것 같다.

또한 글자체가 두 가지인데, 굵은 것은 주로 사실을 서술하고 얇은 것은 자신의 상상 혹은 공상을 표현한 것이다. 두 개가 병용되기 때문에 헛갈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자신의 소외감 및 가족 간 긴장관계 나중에는 부모와 절교하게 됨 한국 내에서의 가족간의 관계와 비교할 수 있고, 조금은 이해가 되지 않는, 아니 할 수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아픔 속에서 작가는 후에 많은 글을 남기고 사회 활동가로써도 왕성한 활동을 하게 된다.

작가의 부모와 작가와의 관계는 너무나도 좋지 않았다. 작가는 부모님에 대해 자신의 업무, 즉 학문연구만 중요하고 그 외의 것에는 무신경하다는 생각이 강했다. 그러한 점에서 나온 반항심에 부모님은 사실상 거의 포기한 듯한, 혹은 자신들의 힘을 보여주면서 굴복시키려는 점이 너무 강했던 듯 하다. 그러한 반목을 여기저기서 발견할 수 있다. 또한 스웨덴과 미국에서 살았던 점 때문에 두 나라의 모든 것을 비교하게 된다. 작가가 왜 그렇게 비교하는 지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고 본다면 좋은 독서가 되리라 본다. 또한 2차 세계대전 때문에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없었던 작가의 좌절감과 긴장감도 함께 맛볼 수 있을 듯 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