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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회 생존법 - 불안정한 시대를 이해하고 평온함을 찾는 법
알랭 드 보통.인생학교 지음, 최민우 옮김 / 오렌지디 / 2024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자의 주관적인 견해를 토대로 작성하였습니다.]
“기술과 제품도 편리함을 넘어 일상을 바꾸는 시대가 오고 있다. 한국에도 인생학교를 설립하고 싶다. “
알랭 드 보통이 ‘2013 서울 디지털 포럼’ 참석을 위해 내한하여 인터뷰한 기사의 마지막 부분이다. (2013년 5월 3일, 이투데이, 강인효 기자 기사 중에서)
이 책을 보면서 내가 들었던 생각 중 하나는 저 위에서 언급된 시대(현대)에서 우리가 끝까지 지켜야 할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알랭 드 보통의 해답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알랭 드 보통과 인생학교란?
알랭 드 보통은 1966년에 스위스에서 태어난 소설가, 수필가이자 철학자이다.
‘나를 채우는 일상 철학 : 삶에 영감을 불어넣는 40가지 철학의 순간들’, ‘철학의 위안 : 불안한 존재들을 위하여’, ‘사유 식탁 : 영혼의 허기를 달래는 알랭 드 보통의 132가지 레시피’ 등 다양한 작품을 썼다. 다양한 활동을 통해 유명해지게 되어 2003년에는 프랑스의 문화 예술 공로 훈장(슈발리에)까지 수여받게 된다.
그는 철학과 인생의 관계에 대해서 깊은 관심을 가졌고, 2008년 8월에 런던에 인생학교를 세웠다. 그리고 2009년 5월에는 건축 학교도 세웠다. 한때 서울에도 ‘인생학교 서울’을 세웠으나 지금은 홈페이지가 다른 단체로 넘어간 상태이다.

우리가 생각해 봐야 할 16가지 주제
그렇다면 바쁘고 치열한 현대 사회에서 생각해야 할 주제는 어떤 것인가?
목차를 보면 알 수 있다. 1장부터 소비와 자본주의, 광고, 물질주의, 매체(언론), 민주주의, 가족, 사랑, 성, 외로움, 일, 개인주의, 조용한 일상, 바쁨, 추함, 교육, 완벽주의, 과학과 종교, 마지막으로 16장 자연 분야까지가 이 책에서 다루고자 하는 중요한 주제이다.

작가는 소비와 물질주의, 광고 속에서 드러나는 단점, 즉 자신에게 불필요한 것돌을 사는것부터 시작하여, 매체들의 주관적인 사실 전달 문제, 개인의 사랑과 성 문제, 업무 문제 등 개인 일상에서 벌어지는 문제, 개인주의의 대두 속에서 숨어 있는 외로움과 얼핏 보면 모순되는 것 같은 번잡함, 현대 사회는 완벽을 추구하는 완벽주의로 넘쳐나는데 삶에서 필요한 핵심 요소들에서는 많이 빗겨나가는 교육, 과학과 종교 사이에서는 왜 과학적인 것이 사실인 것인지를 보여준다.
과학과 종교 부분을 제외하고는 현대를 사는 현대인이라면 진짜로 한 번쯤 다시 진지하게 돌아보고 생각해 봐야 하는 것들로 가득 찬 것 같다. 경제학 또는 경영학에서 항상 첫 번째 부분을 차지하는 기회비용에 관한 이야기가 너무 많은 특성상 많이 괴롭기는 하지만, 편리함을 영위하기 위해 우리가 지급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뒤돌아보게 하는 점도 있다.
난 이 책이 소설인 줄 알았다.
처음에 이 책을 보면서 ‘소설’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펼치기 전에는 현대 사회의 문제를 매개체에 빗대서 풍자하는 소설로 생각했었기 때문이다. 또한 이 작가가 소설을 많이 써 본 작가라서 헷갈린 것도 있긴 하다.
하지만 이 책은 철학서이자 나를 돌아보게 하는 책이다. 특히 이 책에서는 쉬운 문장으로 현대 사회의 여러 문제를 다루는데, 낭만주의에 대해 많이 인용한다. 하지만 대다수 작가는(나를 비롯한) 솔직히 낭만주의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해 보지 않았다.
우리 인간은, 특히 서양에서는, 현대 사회로 오기 전 고전주의에서 바로 뛰어온 것이 아니라 낭만주의를 거쳐왔다. 낭만주의 속에서 겉치레와 허영은 더욱더 강조되었고, 현대로 오면서도 중세와 달리 이 점은 변하지 않았다. 그 속에서 현대에서 대두되는 자본주의와 결합하면서 창피함을 참을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른다. 그러면서 자본이 승자가 되고 자아는 생각할 수조차 없을 정도로 소멸하는 지경에 대해 이르렀다고 생각한다. 작가는 책 곳곳에서 이러한 상황을 염려한다.
그림을 보면서 나의 삶을 생각해 보자.
이 책의 내용이 너무 철학적이라서 이해할 수 없거나 어려운 것이 있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옆에 나와 있는 그림과 사진을 보면서 이해하였으면 한다. 작가가 친절하게도 내용을 쉽게 이해하도록 그리고 생각할 거리를 던져줄 수 있도록 해 준다.

하지만 17장은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그 전 부분까지는 작가의 종교관이 나타나지 않지만 17장에는 작가의 종교에 관한 생각이 과감하게 나타난다. 17장에서는 작가 특유의 무신론적 사고를 적나라하게 들여다볼 수 있다. 17장을 읽으면서 나는 앞뒤가 맞지 않는 듯한 문장이 나오는 것 같은 느낌으로 읽었다. 특히 기독교, 불교 등 신을 믿는 자라면 좀 더 주의가 필요한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방랑자이다. 어떠한 삶의 목표를 가질까?
이 책에 나와 있는 것처럼 우리 인간은 지구의 나이와 비교해보면 진짜 ‘잠시’ 머물렀다가 나가는 존재이다. 삶을 살아가면서 느끼기도 하고, 이 책을 읽을 때 나타낸다. 심지어 성경에서 야곱이 고백한 것이기도 하다.
인간이 하는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는 바로 후손을 낳고 기르는 것이다. 후손을 낳아서 기르다 보면 많은 불평등, 부조리, 부족함 등 자기 자신에게 불이익이 될 수 있는 일들을 부모와 자식이 겪을 것이다. 이러한 것 중 상당수의 이유는 현대 사회에서 만들어진 구조, 정책 등에 기인한 바 크다.
하지만 이러한 현대 사회의 구조는 자본이라는 커다란 ‘유혹 덩어리’이자 ‘거대한 꿀’ 앞에서는 그야말로 ‘꿀 먹은 벙어리’가 될 수밖에 없다. 자본을 확보하고 있어야 물질적으로 풍요로우면서 편리한 생활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점을 그냥 넘어가다가는 그야말로 공멸(共滅)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 마지막은 결국 현대인의 삶은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 하는지 방향 제시를 한다. 이 책을 읽는 독자는 현대인으로서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 방향을 정했는가? 우리가 가장 필요하면서 올바른 방향으로 인생을 살아가기 위한 고독한 사색과 되돌림이 가장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