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의 미래와 기본소득 - 21세기 빈곤 없는 사회를 위하여
앤디 스턴.리 크래비츠 지음, 박영준 옮김 / 갈마바람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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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미국에서 가장 규모가 큰 노동조합의 조합장을 지낸 저자가 20세기 및 21세기의 노동 현장, 산업 현장을 경험하면서 일어나는 변화, 특히 임금, 소득, 부의 분배 과정에서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 노동자들에게 일어날 수 있는 불리함의 원인 및 그 대책을 제시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본 책은 서문, 8개의 장, ‘맺음말감사의 인사로 구성되어 있다. 우선 서문에서는 MIT에서 저자가 겪었던 일을 회상하면서 기술에 의해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궁금하지 않는가라는 주제로 관심을 환기시킨다.

1장부터 5장까지는 미국 산업현장의 다양한 노동 현황에 대하여 알 수 있다. 미국 노동 현장에서의 급격한 변화와 그로 인해 노동자들에게 벌어지는 여러 상황 및 문제점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나타낸다.

1장은 나의 여정이라는 소제목으로 시작하는데, 저자가 30년 이상 노동조합에서 일을 하면서 몸소 체험한 20세기 중반부터 21세기 초반까지의 자본가와 노동조합과의 역학관계, 노사 조정과 관련된 경험담을 실감나게 서술하기 때문이다. 20세기 중반 까지만 해도 노동조합이 자본가, 회사와 싸워서 원하는 결과를 얻으면 뉴스거리가 되었지만, 지금 현재는 뉴스거리조차 되지 못하는 현실에 대하여 서술하고 있다.

2장은 우리는 전략적 변곡점을 맞이하는가라는 주제인데, 2000년대부터는 전략적 변곡점이 있다고 진단한다. 잘 사는, 여유 있는 자들의 부의 대물림에 의한 자본 계급 고정, 그로 인해 심화되는 부의 불평등의 쓰나미가 결국 변곡점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책애서는 진단하고 주장한다.

3장은 방 안의 코끼리: 직업이 기술에 미치는 영향에 대하여 예를 들어 서술하고 있다. 컴퓨터, 로봇, 의료분야 등에서의 급격한 기술 발달이 어떻게 보면 대단히 역설적으로 양질의 일자리 감소라는 결과를 이끌어내는지를 많은 예시를 통해 나타내고 있다.

4장은 새로운 노동의 모습이 무엇일까라는 물음에 대한 해답을 제시한다. 교통, 통신의 발달로 인해 굳이 고용하기 힘들고 유지비가 많이 나가는 미국 노동자 대신 전세계적인 아웃소싱 및 경쟁을 통해 자본가는 유지비는 적게 들면서 성능 또는 실적을 많이 올릴 수 있음을 아웃소싱 회사 사장과의 면담 및 체험기를 통해 구체적으로 나타내면서, 급변하는 기술의 변화가 노동 시장을 얼마나 빨리, 그리고 예측 불가능하게 변화시키는지를 자세하게 설명한다.

5장은 양질의 일자리가 점점 줄어가는 상황에서 나타내는 프리랜서의 어두운 면을 서술하고 있다. 그래서 제목도 프리랜서의 그늘이다. 프리랜서는 노동조합과 같은 단체 행동을 하기가 몹시 힘들다. 더욱이 타국 노동자와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단체를 만드는 것은 말 그대로 꿈에서도 몹시 힘든 일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바라는 건 매우 힘든 일이 될 것이다.  

6장부터 8장까지는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일명 아메리칸 드림을 다시 만들기 위한 저자의 해결책을 확인할 수 있다.

우선 6장에서, 현재 아메리칸 드림이 존재하는가, 아니면 아메리칸 드림은 예전에 있었던 그저 구호에 지나지 않는가에 대하여 진단한다. 현재의 상황으로는 예전에 그렇게 구호처럼 외쳐대던 아메리칸 드림은 예전의 구호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지금은 새로운 방식의 아메리칸 드림이 필요하다는 것을 사회적 스타트업 기업의 운영 상황을 예시로 들면서 역설한다.

7장에서는, 그렇다면 그 새로운 아메리칸 드림을 향해 달려가기 위해서는 어떠한 조건이 충족되어야 하는가에 대하여 서술한다. 현재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 사람들은 기술의 발전이 실업을 가져다준다는 주장에 대하여 논하는 것조차 회피했다. 그 다음으로 언급한 자들은 완화파라는 사람들이 주장하는 해법으로서, ‘기술을 활용한 공교육의 개선’, ‘혁신을 위한 투자’, ‘새로운 경기 부양책’, ‘사회 기반 시설에 대한 투자’, ‘최저임금 인상 및 근로 장려 세금 제도 간소화’, 마지막으로 노동시간 축소를 통해 실업의 충격을 다소 완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저자는 이것 만으로는 급변하는 시대의 완전한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본다. 이를 해결할 급진적인 정책으로 저자는 바로 책 제목과 같이 기본소득을 해법으로 제시하고 있다.

마지막 8장에서는 미국에서 기본소득이 왜 필요한지, 기본 소득이 왜 노동자에게 유리하고 필요한지, 그리고 기본 소득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중요한 문제점, 즉 게을러짐의 문제, 사회 보장 제도 및 연금과의 관계 설정, 인플레이션 유발 가능성, 단계적 실행이 필요한지에 대하여 서술한다. 그러면서 뜻밖에 기본소득에 대하여 회의적이거나 관련이 없을 것 같은 단체가 왜 기본 소득을 언급하고 연구하는지에 대하여 서술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맺음말감사의 인사에 대하여 언급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진정한 맺음말은 감사의 인사이며, ‘맺음말은 독자와 미국 사회가 풀어가야 할 기본 소득 및 노동 환경과 관련된 22가지 질문을 던지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 문제도 사회 문제이기에 사회 구성원의 토론, 소통, 협의의 과정이 더욱더 필요한 것은 아닐까?

본 책에서 나타난 미국 노동시장과 우리나라의 사정이 비슷한 면도 있고 비슷하지 않은 면도 많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도 자본가, 특히 재벌에 의해 움직이는 특성상 노동조합에 대하여 굉장히 비판적이며, 비정규직 및 프리랜서의 노동의 대가는 노동 강도에 비교하자면 처참할 정도로 적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학계 일부에서 기본 소득에 대하여 언급하기 시작한 것은 고무적이나, 아직은 좀더 토론과 공론화 과정은 필요할 것 같다.

본 책의 이상이 과연 미국에서 구현될 수 있는가? 좀 더 험난한 과정이 펼쳐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실적인 이유인데, 다름 아니라 이 책을 저술하던 2014년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 집권기로서 이러한 소득 재분배, 의료보험 문제 등에서 굉장히 진보적이며, 그렇게 기업에 대하여 예전 정권에 비해서는 친 기업적인 행정부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어판이 나오는 이 시점의 행정부는 워낙 예전 행정부의 업적에 대하여 노이로제 걸리셨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싫어하고 무력화하려는 시도가 곳곳에서 보이다 보니 좀 더 험난하고 지난한 과정이 기다릴 것이라고 누구나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나 미국이나 워낙 기술 격변기를 거치고 있기 때문에라도 기본 소득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자금, 돈이란 것은 언제 들어오고 나갈지를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회사원이 좋은 점 중의 하나는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일정한 비용의 자금이 들어올 수 있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인간은 어디에 어떻게 쓸지를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고 상황에 대처할 수 있다. 하지만 프리랜서의 경우 언제 어떻게 자금 흐름 현황이 변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이렇게 되면 불확실한 미래 때문에 기저에는 불안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본 소득이 적용된다면 불확실성을 제거할 수 있고 좀 더 안정적으로 노동을 하거나 또는 자기 개발 등을 통해 발전적인 사회를 만드는데 좀 더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기본 소득에 대하여 좀 더 좋은 방안을 토론하고 강구하는 방안을 통해 한단계 발전하는 우리나라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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