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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 댄서
조조 모예스 지음, 이정민 옮김 / 살림 / 2020년 2월
평점 :
절판
할아버지와 단둘이 살아가던 열네 살 사라는 어느 날 할아버지가 뇌졸중으로 쓰러지면서 곤경에 빠지게 된다.
의지할 곳 없이 위태로운 생활을 보내던 사라는 우연히 너태샤의 도움을 받게 되면서 두 사람의 인연은 시작된다.
너태샤는 성공한 변호사지만 그녀의 결혼 생활은 파국을 향해 가고 있었다. 사진작가인 맥과는 첫눈에 반해 결혼에 골인했지만 몇 번의 유산은 그녀와 그 사이에 깊은 골을 만들어 냈다. 이런저런 사정 끝에 너태샤와 맥은 임시로 사라를 맡아 보살피게 되는데 그것이 과연 잘한 일인지 생각이 들 만큼 사라는 그들에게 마음의 문을 열지 않는다.
사라 역시 나름의 사정이 있었는데 자신이 지키고 보살펴야 하는 말 ‘부’의 존재가 그것이었다. 부와 떨어지게 될까봐 두려운 사라는 너태샤와 맥을 속이고 결국 가출까지 감행하게 된다.
이 책은 사라는 물론이고 너태샤와 맥 부부의 치유와 회복의 여정을 담고 있다. 처음에는 이렇게 사람 좋은 너태샤와 맥을 만난 사라가 정말 행운아라고 생각하면서, 왜 이렇게 그 부부를 골탕 먹이는지 답답하고 짜증스러웠다.
하지만 사라는 겨우 열네 살이었다. 너태샤와 맥이 착한 사람들이고 기꺼이 사라를 도와주리라는 것을 어찌 알 수 있었을까.
게다가 너태샤는 초반에 사라를 귀찮은 존재로 여기기도 했으니 아무리 어리다고 해도 그 감정과 분위기를 읽어내지 못했을리 없다. 그리고 그들은 이혼을 앞둔 부부이기도했다.
“너의 두 번째 가족이 되고 싶어.”
꼭 혈연관계로만 맺어지는 것이 가족이 아님을, 내가 손해를 보고 있다고, 배려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 반대일 수 있음을 깨닫게 해주는 감동적인 책이었다.
700페이지에 가까운 두꺼운 소설이지만 지레 겁먹지 마시길.
읽기 시작한 순간 멈추는 게 힘든 책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