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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가면을 벗는다면 - 자폐인 심리학자가 탐구한, 자신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법
데번 프라이스 지음, 신소희 옮김 / 디플롯 / 2024년 2월
평점 :
"정상성의 가면에서 빠져나오면 그 어떤 장애도 날개로 변한다"
난 그저 이 책의 표지가 예뻐서 무작정 좋았다.
온라인서점을 통해 미리보기를 읽는 동안에는 학술서 성격이 강하다고 느껴져서 더 좋았다.
어려운 책 읽는 거... 있어보이잖아.
물론 핑크브라운계의 표지를 보고 소설이나 에세이 읽는다고 짐작할 사람도 많겠지만,
그렇기에 더욱더
"너 소설 읽는 줄 알았는데 이 책 그런게 아니네?" 라는 반응을 얻으면
무지무지 신이 날 것이 뻔했다.
나는 남에게 '들켜지고' '발견당하는게' 너무 좋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이런 나의 허영심을 100프로 충족시켜주면서,
한편으로 그런 나를 무진장 뒤돌아보게 해주는 책이었다.
처음에는 저자가 계속 '우리는'이라 말하는 것이 좀 신경쓰였다.
읽는 사람이 자폐인이 아니면 어쩌려고 이런식으로 말하는 거지?
하지만 30장쯤 쭉 읽다보니 알겠더라. 저자에겐 그거야말로 "어쩌라구"되는 일이었던 거다.
우리 모두는 자폐적인 구석을 하나쯤은 가지고 있으니까.
"자폐인은 나이가 들고 사회적 접촉이 많아질수록 사람들의 표정을 잘 읽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리도 신경전형인 쪽에서 우리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세상에서 살아갈 자격이 있다." -p298
책에는 어떤 경우에 대한 리스트라든가, 셀프체크를 위한 문답지 같은 것이 계속 나온다.
해보는 내내 한숨이 나왔다가, 웃음이 났다가 하며
그동안 가리고 살았던 내 모습을 계속 재발견하게 되었다.
그리고 계속해서 등장하는 실제 자폐인의 사례들,
그중 몇몇은 고통스러울정도로 끔찍하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아침에 다시 읽으면 "아 어젯밤에 든 감정은 동족혐오였군"할 수 있어 좋았다.
그러면서 다시금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과연 나는 나를 얼마나 기만해왔는지를.
예쁘다고 생각한 표지의 눈에 눈물이 가득 고여있더란 것은
실물도서를 받고 난 뒤에 알았다.
손으로 애써 가린 얼굴 뒤의 진짜 표정을
우리는 언제쯤 그대로 드러내고 인정받을 수 있을까?
*본 서평은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은 후에 작성하였습니다*
"자폐인은 나이가 들고 사회적 접촉이 많아질수록 사람들의 표정을 잘 읽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리도 신경전형인 쪽에서 우리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세상에서 살아갈 자격이 있다. - P2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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