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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자기 여행 : 규슈 7대 조선 가마 편 ㅣ 일본 도자기 여행
조용준 지음 / 도도(도서출판) / 2016년 6월
평점 :
일본에 여행을 다섯번 다녀왔는데 갔다 올때마다 나는 쇼핑때문에 고생을 한다. 여행을 하다보면 마음에 드는 물건들이 한두가지가 아닌데 그 중에서 뻬놓을 수 없이 욕심이 나는 것중에 하나가 바로 그릇이다. 왠지 그들만의 특유의 감성이 뭍어나는듯해서 나는 일본 그릇들을 참 좋아한다. 요리를 더 정갈하게 만들어주고 더 예쁘게 만들어주고 입맛이 돌게 해주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더 많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일본의 그릇이나 도자기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 부분이 없었다. 최근의 나는 최대한 좋아하는것에 관련된 이야기는 많이 알고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일본 도자기에 대한 이야기도 듣고 싶어졌다. 전에 유럽 도자기 책도 읽어봤을때 정말 다양한 부분에 이해가 되었고 당장 여행하고 싶어지고 도자기를 사고 싶다는 마음이 불쑥불쑥 올라와서 고생했지만 그래도 많은 이야기를 알 수 있어서 그릇을 보는 눈이 조금 달라진듯 했었다. 이번에도 역시 그럴거라는 부푼 기대를 안고 책을 폈다.
초반에는 마음이 좀 아픈 부분이 있었다. 내가 그렇게 좋아하는 일본 도자기의 뿌리가 우리나라에서 갔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마음이 참 안쓰러웠다. 낯선 곳에서 도자기를 만드는 그들의 마음은 어땠을까 싶었다. 정말 다행인것은 그 뿌리가 우리라는것을 전혀 숨기지 않고 그대로 알 수 있다는것이 좋았다. 오히려 일본 도자기들에 대한 애정이 더 커지게 된듯한 느낌이었다. 조선 통신사가 다시 조선으로 데리고 간다고 했을때에도 그들은 그저 도자기를 만들고 있었다고 했다. 그만큼 오랜시간 그 곳에서 그들만의 마음을 담아 도자기를 만들고 있었을것이다. 그런 모습을 상상하며 후쿠오카와 가라쓰 지역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리고 대대로 이어지는 그들의 정신을 생각하며 도자기를 다시 만나보니 한낱 그릇따위라고 말할 수 없었다. 이것은 예술작품들이었다. 너무 멋지고 부러웠다.
우리나라에서는 찬을 담는 용도로 사용되었던 도자기가 찻사발로 사용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도자기에 대한 이미지가 많이 달라졌다. 지금 내가 올리는 내 상 위에 찬을 담는 그릇이 다른 나라에가서 차를 마시는 용도로 사용된다면 얼마나 난 웃기다고 생각할까 싶었다. 하지만 도자기는 내가 원하는 용도로 잘 써주는것이 가장 좋은 사용법이라는 생각도 같이 들었다. 만드는 사람이 의도하는 바도 분명 있겠지만 만들어지는것으로 완성되는것이 아니라 사용됨으로서 도자기는 완성되는것이 아닐까 싶었다.
오랫동안 이어져 오는 그들도 모두 인정받고 성공하는것은 아니다. 심지어 인정받았다고 해도 성공이라고 하기는 힘들다. 당장 생계를 생각하는 사람들까지 있다고 하니 마음이 아팠다. 이렇게 멋진 작품들은 꾸준하게 사랑받고 인정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일상생활에서 굉장히 효율성이있는 하사미 도자기까지도 내 눈에는 참 아름답고 예뻐보였다. 지역마다의 특징과 가마마다 보여주는 그들만의 특색이 도자기에 너무도 잘 녹아들어있어서 기분좋게 도자기들을 만나볼 수 잇었다. 조선의 도자기들이 그 곳에가서 새로이 탄생한것이 어찌보면 마음이 아프지만 오랫동안 유지되어서 아직도 만날 수 있다는것이 참 감사하고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