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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이 나에게 들려준 이야기 - 그저 발길 닿는 대로 유럽의 골목을 걷고 싶다
박신형 글.사진 / 알비 / 2016년 7월
평점 :
품절

미치겠다. 그런 마음이 아마 요즘의 나에게 딱 맞는 말일것이다. 너무 답답하고 힘들고 당장 어디라도 떠나고 싶다는 생각만 매일 하고 살아간다. 왠만한 책을 읽어도 위로가 되지 않고 무슨 이야기를 들어도 크게 와닿지가 않는다. 마음이 힘들때에는 항상 습관처럼 여행을 생각한다. 물론 여행간다고 마음의 짐이 덜어지지는 않겠지만 여행은 순간 상상하는것만으로도 분위기 전환이 된다. 그리고 그렇게 분위기를 조금씩 바꾸다보면 작은 힘이 다시 생겨나는것 같다. 이번에도 마음이 너무 답답해서 여행이야기를 읽어보고 싶었다. 가장 좋아하는 유럽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그래서 유럽이 나에게 들려준 이야기를 펼쳐들었다.
여행 에세이를 읽다보면 언제나 이곳에 갔다 어떤 기분이었다식의 이야기를 들어서 여행책을 많이 읽는 나로서는 어느 순간 크게 와닿는 느낌이 없었는데 그녀의 책은 달랐다. 어디에 가서 어떤것을 했다라고 이야기하기보다는 그냥 일상같은 이야기를 해주어서 좋았다. 배경이 유럽일뿐 그곳도 사람이 사는 곳이고 그저 여행이야기를 늘어뜨려놓는것이 아니라 함께한 친구이야기라던가 손을 잡고 있던 노부부의 이야기를 듣는것이 참 좋았다. 그래서 마음이 편안해졌다. 조금 더 마음이 누그러졌다. 덥고 힘들다고 생각했던 일상도 조금은 달라보일까 싶었다. 힘들다고 징징거렸던 나에게 새로운 풍경은 위로가 되었고 편안한 이야기는 일상과 가까운 사람들에 대한 소중함도 깨닫게 되었다.
해보고 싶은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적어둔적은 많지만 앞으로는 조금 더 자세하게 그리고 더 행복하게 적어내려갈 것 같았다. 우선 하고 싶은 것중에 첫번째는 에펠탑 앞에 회전목마 타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전에는 이나라 가보기 저나라 가보기였다면 이제는 조금 더 자세하게 하고 싶은 일에 대한 이야기를 적어 내려갈것 같았다. 그녀가 모으고 싶다는 어린왕자 헌책은 참 독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 읽고는 그냥 넘겨버렸던 어린왕자가 읽고 싶어졌고 퀘퀘한 냄새가 나는 오래된 서점에 가보고 싶어졌다. 살것이 없다면 들어가지도 않고 살아가는 나에게는 어딘가를 편안하게 들어가는것은 참 두려운 일중에 하나인데 외국에서는 내가 외국인이라 그런지 은근 쉽게 들어가본다. 꼭 헌책방이던 아니던 책방을 가봐야지 싶은 생각이 들었다. 내가 책을 사랑한다는 것이 괜시리 뿌듯해지는 순간이었다.
해변에서 그림을 그리며 편안한 시간을 보내는 여행을 하다니! 멋진 여행법이었다. 순간을 기억하기위해 찍는 사진들 그리고 그 사진을 말해주는 이야기들은 다 좋았다. 책을 읽으면서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반이 넘어가는 순간부터 아쉽고 또 아쉬웠다. 시간이 흐르는것을 볼수 있어서 좋았다. 여행을 떠나면 힘들어도 발에 물집이 잡혀도 비가와도 행복하다. 인생도 그렇게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이 생겼다. 지금 조금 내 발 대신에 마음에 물집이 잡히고 마음에 비가오더라도 조금 더 힘내고 여행하듯 그렇게 살아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