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걸까? 온전히 나답게

온전히 나답게 - 인생은 느슨하게 매일은 성실하게
한수희 지음 / 인디고(글담) / 2016년 7월

내가 읽는 책들은 항상 긍정적인 이야기를 한다. 세상은 아름답고 이렇게 하는건 정말 좋다는 이야기를 전해듣는것이 좋다. 좋은 이야기 좋은 것들만 보고 살아가고 싶다는 마음이 강하다. 사실 나는 그다지 긍정적인 사람은 아니다. 솔직히 말하면 냉철하고 이성적이어서 차갑다는 이야기도 꽤나 듣는 편이다. 그래서 그런지 조금이라도 밝은 이야기를 읽다보면 나 스스로 더 긍정적이고 밝아지지 않을까 생각해서 읽어보지만 어떤날은 책을 읽다가보면 오히려 기분도 안좋아지고 내가 사는 세상과 너무 다른 세상의 이야기가 아닌가 싶어서 회의적으로 변하기도 한다. 열심히 긍정적이려고 노력하는 모습도 나이지만 가끔 우울하고 세상은 참 살기 힘들다고 외치는 나도 나 자신이다. 

온전히 나답게 사는 것은 어떤 인생일까? 난 궁금해졌다. 그녀는 나답다 혹은 자신이라는 말을 굉장히 꺼려하는 사람인것 같았다. 하지만 이런 제목을 붙이고 이 글을 적느라 얼마나 노력했는지를 이야기했을때 나 또한 이 이야기들을 최대한 힘을 빼고 진심으로 받아들여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난 그녀에 대해 내가 좋아하는 매거진 AROUND의 칼럼니스트라는것만 알고 있었는데 그녀는 글을 쓰고 빵을 만드는 사람이었다. 세상에 내가 그토록 원한다는 인생을 멋지게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라니 너무 반갑고 부러웠다. 하지만 바로 혼나는 듯한 경험도 했다. 그녀의 친구중에 하나는 빵을 굽고 싶다고 했지만 하지 않고 시간을 보냈고 또 다른 친구는 글을 쓰겠다고 했지만 그러지 못하고 지냈다. 그녀의 친구들은 마치 나 자신같았다. 나는 내가 하고 싶다는 일을 하지 않는것에 관해 다양한 핑계를 대고 있었다. 내 마음이 부족한걸까 아니면 의지가 부족한걸까? 갑자기 스스로 나답게 살아가고 싶다고 외치던 내가 너무 초라해보였다. 하지만 아직 난 기회가 있다.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기회가 말이다. 이번에야말로 실망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난 그녀의 에세이를 꼭 잡고 놓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앞으로 나아갈 길에 분명 당근과 채찍을 선물하는 책을 만났다는 감동이 밀려왔다. 내 자신이 느려지고 둔해지면 다시 이 부분을 읽어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녀는 가난에 대해 로망이 있었던것 같다. 읽으면서 정말 놀라웠다.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수 있구나 싶어서 엄청난 충격이었다. 크로와상을 나누어 먹는것에 대해 이야기할때도 아끼는 것이 아니라 적게 소유하는것이라는 생각을 하는것이 참 멋졌다. 가난이라는 절약이라는 단어가 나에게는 답답하고 불편한 굉장히 부정적인 것이었는데 오히려 쓰고 싶은 마음을 풀고나면 제대로 기분좋게 현명하게 살아갈 수 있다는 이야기는 정말 동감했다. 그녀의 독특한 옷 스타일에 관한 이야기는 참 흥미로웠다. 난 최대한 평범하게 입고 다니려고 노력했던 사람으로서 그녀는 참 대단한 사람이구나 싶었다. 특이한 옷을 입는건 나에겐 굉장히 자신감 넘치는 사람의 상징이었기에 그렇게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오히려 자기 자신을 감추기위해 그런 옷을 입었다고 하니 생각하는 것에 따라 표현법이 이렇게도 달라지는구나 싶었다.

어떤 옷을 입고 어떤 집에 사는 사람이냐에 따라 나 자신이 정해지는 것은 분명 아니겠지만 그런 부분이 나의 모습을 조금씩 반영해서 밖으로 보여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봤다. 일상적인 이야기를 듣는듯 굉장히 편안했지만 많은 생각이 저절로 들게 만들어지는 너무 좋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