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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런치, 바람의 베이컨 샌드위치
시바타 요시키 지음, 권남희 옮김 / 예담 / 2016년 6월
평점 :
절판

일본을 정말 좋아하고 그 중에서도 훗카이도를 참 좋아한다. 언젠가 그 곳에서 지내보고 싶다는 생각을 진심으로 할만큼 나는 그 곳이 좋다. 한번도 가보지 않을좋은 좋아한다고 하면 조금 이상하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시원한 여름도 좋고 엄청나게 눈이 많이 오는 겨울도 좋다. 그저 시리기만한 그런 날씨가 아닌 폭신폭신하게 하얀 눈이 깔리는 그런 멋진 곳이 여름에는 또 청량하기 그지 없는 정말 멋진 곳이 되니 누구라도 반할수밖에 없을것 같다. 난 언제나 훗카이도에 가고 싶었다. 하지만 유리가하라 고원은 처음 들어본 지역이었다. 그저 후라노와 비에이만 잘 알고 있었을 뿐이었는데 이번에 책을 통해 유리가하라에서 지내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된것 같아서 너무나 좋았다.
배부른채로 소설을 읽으라는 충고를 무시할 수 없었다. 먼저 먹고 싶었던 음식을 배불리 먹고 든든한 배를 두드리면서 책을 폈다. 책을 펴자마자 푸른 고원과 그 곳의 사람들보다 먼저 만날 수 있었던것은 맛있는 음식이었다. 음식을 만드는 과정이라던가 유리가하라 고원에서 나오는 재료에 관한 이야기를 잔뜩 들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당연하게도 나호의 카페는 내가 머무는 곳 처럼 생각 되었다. 난 소설을 읽는 내내 소설같지 않았고 내가 그 공간에서 나호와 함께 하는 것 같은 느낌을 잔뜩 받았다. 아마 그래서 더 행복한 시간이 아니었을까 싶었다. 나호는 혼자 카페를 꾸려나가려고 하고 있지만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다. 역시 내가 좋아하는 시골의 느낌이 잔뜩 났다. 병아리 목장의 버터 그리고 소세지등을 만나며 침이 꿀꺽 넘어갈 정도로 너무 먹고 싶은 그런 좋은 버터를 제공받았고 너무 맛있는 효모로 만드는 빵을 제공받을 수 있는 파란하늘 베이커리도 있었다. 그리고 두근거리는 순간을 선물하는 사람까지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으며 왠지 나는 나호의 조수로서 옆에 있고 싶었다. 그녀가 만드는 베이컨 샌드위치를 한입 베어물고 커피에 대해 이야기하고 홍차에 대해 이야기하며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봄이 오고 여름이 되고 카페 송드방에는 많은 사람들이 왔다. 특히나 다나카씨는 참 멋진 신사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그가 제안한 딸을 위해 만들었던 그 베이컨 샌드위치는 특히나 더 맛있게 느껴졌다. 시간이 흐르면서 유리가하라 고원에 뭐가 자라는지 나도 배우게 되었다. 그 시기에 그 토마토는 무슨 맛일까 상상하며 웃었고 런치에 나오는 음식들의 이름을 들으며 꼭 먹어보고 싶은것들 투성이라서 나 스스로 세상에 이렇게 맛있는 음식이 많고 나는 아직도 모르는것이 너무 많구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나호와 함께 하며 그녀의 슬픈 결혼이야기를 들었다. 진짜 그녀의 남편이 찾아왔을때에는 나도 너무 당황스럽고 나호에게 빈정거리는 그를보며 마구 화를 냈었다. 당장이라도 내쫒아버리고 싶었다. 난 이미 이야기 속에서 숨쉬듯 지내고 있었다. 나호를 위로하고 싶었지만 그녀는 참 멋지게 이겨내고 있었다. 그리고 나도 위로받았다. 사람들과 함께 도움도 받고 도움도 주며 살아가는 그녀의 모습과 카페 송드방은 나에게는 꿈의 지역이었다. 만약 훗카이도에 여행을 가면 유리가하라 고원에 가서 카페 송드방을 찾게 될것 같았다.
책을 덮으며 난 다시 처음부터 또 그녀의 레시피와 카페 송드방의 커피향을 맡아보고 싶어서 다시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이토록 행복한 시간을 선물해준 유리가하라 고원과 나호에게 진심으로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