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우리는 달빛에도 걸을 수 있다
고수리 지음 / 첫눈 / 2016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달빛을 걸어가는 것은 과연 어떤 기분일까? 그저 제목이 너무나 마음에 들었던 책이었다. 왠지 감성적인 이야기일것 같다는 생각에 부담없이 책을 펴들었다. 평소에는 들고 나가서 카페에서 책을 읽는 일도 꽤나 있는데 이 책은 집에서 펴게 되었다.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집에서는 책을 읽다가 울어도 누가 보지 않으니 편하게 실컷 읽을수 있었다. 이갸기를 읽으며 하나의 단어가 이렇게 애잔하고 많은 생각이 들게 하기는 참 어려운일 같은데 그녀의 이야기는 진심이 담겨 있어서 그런지 머리를 뎅하고 울리게 하고 가슴을 찌릿하게 울리게 해주었다. 집에서 읽으니 참 다행이다 생각하며 그녀의 이야기가 마치 내 이야기인듯 감상에 푹 젖을 수 있던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책을 펴고 그녀의 직업이 인간극장 작가였다는것을 알게 되었고 직장을 다니다가 작가가 되어 살아가는 모습을 보니 참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다. 용기있는 결단이었고 그 덕분에 내가 이런 책을 만나게 되었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어렸을 때 만난 친구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을때는 내 중고등학교 생활이 생각나며 문득 어마어마한 그리움이 몰아쳤다. 다시 돌아간다면 언제로 가고 싶냐는 질문에도 단 한번도 과거로 돌아가고 싶다고 한적이 없고 지금이 제일 좋다고 이야기하는 나이지만 그녀의 고등학교 생활 이야기와 친구이야기 그리고 그 친구가 선물한 생일 선물 이야기를 들으니 매일 그렇게 함께여서 좋았던 나의 벗은 어디에 있나 싶은 생각에 그리운 마음이 들었다. 엄마 이야기는 언제나 눈물을 샘솟게 한다. 그렇다고 내가 그렇게 효녀도 아니고 평소에 표현을 많이 하는 사람도 아닌데 그래서 그런가 엄마 이야기는 더 마음 깊숙한 곳을 흔들고 후벼파는 듯 하다. 울컥거리는 마음을 다독이며 다음으로 넘어가도 새로운 이야기가 또 울컥하게 만들어 눈물을 참느라 고생을 했다.
그녀의 인간극장 이야기 또한 눈물을 멈출수 없게 만들었다. 엄마와 오빠를 찾는 할머니 이야기를 들으며 희망을 가지고 밝게 이야기하는 할머니의 모습이 나도 상상이 가서 가슴이 먹먹해졌다. 또 표현하지 않고 힘들게 했던 모마리씨의 남편 이야기도 결국 수화로 대화를 하면서 진심을 표현하는 것을 보며 참을수 없는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사람을 만나는것을 별로 좋아하지도 않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것은 극도로 불편해하는 나지만 그녀의 이야기를 들으며 이렇게 멋지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구나 싶은 생각에 다른 사람들을 대하는 내 모습도 다시 생각하게 되었고 또 나는 어떤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 사람인가 되돌아 보게 되었다.
실패가 두려워 시도조차 하지 못하고 지내고 있는 나의 모습을 보면 참 한숨이 저절로 나온다. 뭐라고 그럴싸한 핑계를 대지만 그저 난 나약한 사람인듯 하다. 그녀의 책을 읽으며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도 만나볼 수 있었고 300번 싸웠으나 승은 겨우 삼십 몇번인 그의 권투 인생에 대해 들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수를 받고 떠났고 끊임없이 도전한 그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이상 변명말고 비록 달빛 어두운 날이라고 하더라도 묵묵히 걸어가야겠다는 생각과 결심을 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