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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미식가 - 외로울 때 꺼내먹는 한 끼 에세이
윤시윤 지음 / 답(도서출판) / 2016년 2월
평점 :

인생에는 맛이 있다. 어렸을 때에 내가 매일 느꼈던 맛은 씁쓸함이었다. 매일이 씁쓸했다고 생각했다. 마음이 씁쓸하니 인생도 전부 씁쓸하다고 생각했고 그 맛은 점점 진해져 갔다. 하지만 또 인생은 마음 먹고 생각하기에 달린것! 어느 순간 마음이 커졌고 가끔 달달한 맛도 고소한 맛도 나는 인생이 되어갔다. 맛있는 것만 먹고 살고 싶은 세상 인생의 맛도 맛있는 맛만 느끼고 살고 싶다. 언제나 달달한 맛이라면 어느 순간 제대로 느끼지 못해 그 소중함을 모를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좀 더 점점 더 맛있는 맛만 느끼는 인생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맛있는 음식을 먹어도 누구와 어디에서 먹는가가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듯이 인생도 그렇다. 내 인생이 맛있는 인생이 되려면 옆에 누가 있어야하는가가 굉장히 중요하다. 그녀의 이야기에는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있었지만 읽어 내려가면 갈수록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읽어볼 수 있었다. 사랑이라는 것은 달기도 하고 시기도 하고 어느 순간엔 쓰기도 하기에 마치 작은 인생같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새콤한 이야기에는 오히려 찡하게 시린 이별 이야기들이 담겨 있었다. 달달한 이야기에는 진짜 찐하게 달콤한 사랑이야기부터 담담하게 이야기하는 추억까지 있었다. 왠지 달달하다는 생각을 하면 나도 모르게 핑크색이 떠올랐고 마치 핑크색으로 덮인 영상에 담긴 이야기들 같은 느낌이 들었다. 정말 그녀가 말하듯 별사탕 같고 생크림 같은 시간이었고 이야기였다. 과연 이 이야기가 지어진 걸까 진짜로 있었던 일들인걸까 의문이 생기기도 했다. 세상에 아직도 이런 달달함이 남아있구나 싶어서 놀랍기도 했다. 난 한참을 달달한 이야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짜고 맵고 쓴 이야기들은 너무나 자연스럽게 읽혀져 내려갔다. 달달한 이야기때와는 조금 다르게 가슴이 찡하다가 먹먹하다가를 반복하며 이야기를 읽고 넘기고 또 사진을 한참을 들여다 봤다. 그녀의 고양이 이야기를 들으며 공감하게 되었고 고양이처럼 살아가라는 말에 자신이 없다며 고개를 저어보기도 했다. 또 나이가 40이라 어른이라고 하는데 자신은 신생아 같다는 말을 들으며 나도 40살이 되어도 그런 생각을 할것 같다는 막연한 미래를 상상해보기도 했다. 그녀의 이야기는 가까웠고 따뜻했다. 맛있는 온도에 딱 맞게 나온 음식처럼 그녀의 온도가 전해지는 것 같아서 너무 좋았다. 어느 때에도 마음이 배고플때 꼭 꺼내서 다시 읽어봐야할 이야기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