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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에 바람이 불었다 내 마음에 파도가 일었다
심은희 지음 / 리스컴 / 2016년 1월
평점 :
절판

유럽이 좋다고 여행을 하고 싶다고 매일 외치고 다니던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아일랜드는 그렇게 익숙한 이름이 아니다. 솔직하게 아일랜드의 위치가 어디인지 이번에 처음 제대로 알게 되었다. 왜 내가 보았던 지도들은 전부 영국까지만 보였던 걸까 혼자 생각해보다 그만큼 내가 보는 눈이 좁고 제대로 유럽에 대해서 알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한 곳도 아름답지 않은 곳이 없다는 생각이 드는것에 유럽이지만 이렇게 하나하나 제대로 알아가야겠다고 결심하게 되었다. 아일랜드에 바람이 불었다 내 마음에 파도가 일었다의 표지를 보자마자 한눈에 반했다. 평화로운 풍경은 너무나 매력적이었고 내가 모르는 것들에 대한 호기심과 아름다운 사진에 책을 급하게 펼칠수 밖에 없었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묘비명중에 하나이니 우물쭈물하며 살다가 내 이렇게 될 줄 알았지라고 외치던 버나드 쇼가 아일랜드 사람이라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고 그녀가 보낸 1년의 아일랜드는 도대체 얼마나 색다를지 너무 기대가 되어서 프롤로그부터 나는 설레이고 행복하기 시작했다. 우물쭈물하며 살아가는 나를 위해 조금은 한 발을 내 딛는 것은 어떨까라며 응원의 메세지를 보내오는 것 같았다. 내가 좋아하는 맥주 기네스가 아일랜드에서 온 것이었다니 놀라웠고 친구와 갔던 가장 좋았던 펍중에 하나는 아이리시 펍이었는데 왜 나는 그 좋았던 기억을 아일랜드와 연결하지 못했었는지 안타까웠지만 이제라도 그들이 펍을 좋아하는 문화를 가지고 있고 술을 좋아하고 문학적이며 음악성이 뛰어나다는 것을 조금은 알게 되어서 좋았다.
아일랜드의 날씨는 내가 전혀 상상도 할 수 없는 날씨였다. 덥고 추운것이 확실한 한국에서 지내다보니 항상 적당한 온도에 일년에 270일정도가 비가 온다니 비를 좋아하지 않는 나로서는 과연 괜찮을까 싶을 정도로 날씨가 독특했다. 평소에도 나는 한강을 가는것을 참 좋아하는 사람중에 하나였는데 더블린의 리피강은 사랑스러울수밖에 없었다. 그곳의 경치를 멍하니 바라보고 싶어졌고 템플바도 모든 여행자들이 즐기는 만큼 나도 즐겨보고 싶어졌다. 또 조용하면서도 고상한 카페인 뷸리스 카페도 꼭 가보고 싶어졌다. 메리온 광장에 들어서면 그 곳에서 많은 유명인사들의 흔적을 만날 수 있고 조금만 걸어도 알록달록한 예쁜 문들에 담긴 슬픈 역사도 만날 수 있을 것 같아 더블린은 참 다양한것들을 느낄 수 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피시앤 칩스는 영국의 요리인줄 알았던 나에게 피시앤 칩스에 대해 제대로 맛볼 수 있는 곳은 바로 리오버독인것 같았다. 은근 여행에서 먹는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한 사람으로서 맛있는 것을 먹으러 여행을 떠난다고 말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나에게 리오버독은 너무나 매력적이었다. 고소한 피시앤 칩스를 맛보고 가장 오래된 펍인 더 브레이즌 헤드펍에 가서 시원하게 그러나 영혼은 따뜻하게 맥주 한잔을 마실 수 있다는 것을 깨달으니 아일랜드는 얼마나 매력적으로 보였는지 모르겠다. 아일랜드에 가면 왠지 그녀처럼 멋진 글들을 편안하게 쓸수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문득 들었다. 문학의 기운이 살아 숨쉬는 곳이 바로 더블린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또 그 곳의 자부심이 담겨 있는 천사가 2퍼센트를 마시는 위스키도 꼭 맛보고 싶어졌다. 맥주 뿐만 아니라 위스키까지 분명 더 감성적으로 혹은 비이성적으로 변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그녀의 산책들은 모두 사랑스러운 발걸음 들이었고 익숙하다고 생각했던 예이츠와 이니스프리를 만나니 묘한 기분도 들었었다. 새로이 아일랜드에 대해 천천히 배울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꼭 더블린을 걷고 그녀처럼 아일랜드로 산책을 다녀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