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사랑 아니면 여행이겠지 - 당신과 문장 사이를 여행할 때
최갑수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시험을 볼때면 언제나 그런것을 찾고는 했다. 누군가 나를 위해 중요한 부분만 시험에 나올 부분만 딱 정리해두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부분에 대해 설명해주면 좋겠다. 마치 시험 전에 벼락치기 시험공부를 위해 필요한 모든것을 모아둔 보물같이 그가 모아둔 여행하는 문장들은 어느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었다. 그의 인생은 정말이지 부러웠다. 여행을 가거나 여행을 준비하며 글을 쓰거나 글을 읽는 인생이란 참 멋지고 아름다운 인생이 아닐까? 여행을 떠나고 그 곳에서 사진을 찍고 글을 쓰고 사람을 만나다가 돌아와 그 사진을 보고 글을 모으고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늘어놓는 그의 삶이 정말 부럽고 또 부러웠다.


그의 멋진 문장들은 하나하나 앞뒤에 무슨 내용이 있던지 크게 상관없이 감동적이었고 그와 관련된 그의 이야기 또한 감동이었다. 사진에서 느껴지는 분위기까지도 짙은 감동이었다. 사실 책을 읽으면서 내용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더 말할 필요도 없겠지만 이 책은 내용과 사진 그리고 책 종이의 질까지도 완벽했다. 마치 오래된 편지를 다시 펴서 읽어 내려가는 것과 같은 마음이 들었다. 한창 감성이 솟구칠때 고이 모아두었던 일기같고 러브레터 같았다. 그의 문장은 달달했고 쓸쓸했으며 따뜻했다.


가을보다 열배는 더 외로운 겨울, 외로움에 몸부림치며 사랑이야기를 멀리하던 나조차 그가 말하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는 도무지 도망칠수가 없었다. 오히려 더 커지는 외로움을 즐기게 되는것 같았다. 짙게 외로움에 빠져있다가 책을 덮으며 그 외로움에서 같이 빠져나올 수 있었다. 그만큼 마음이 움직였고 실컷 사랑을 그리워했다.


나 역시 여행은 부족했고 사랑은 목말랐다. 하지만 어차피 늙어가고 있으니 지금처럼 방 한구석에 앉아서 나의 인생에 대해 생각하는것보다는 조금이라도 더 경험하고 더 세상을 만나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뒤통수를 얻어맞은것 같았다. 니가 흘려보내는 시간에 넌 어차피 늙어가고 시간이 흐를수록 피곤할 뿐인것을 당당하게 경험하고 살아가라는 이야기인것 같았다. 제대로 혼나고 나니 마음이 홀가분해졌다. 그래! 어차피 흘러갈 시간이고 내 인생이라면 이 방구석에서 멀어져 모든것을 경험하고 더 많이 행복하게 살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만났던 짧은 문장들을 나도 만나며 그가 만났던 문장들이 나온 그 책들을 나도 여행하고 싶어졌다. 앞으로 읽어내려가야할 책이 이토록 많아졌다는것에 진심으로 감사함을 느낀다. 인생도 여행도 사랑도 가득 배운 그런 책이었다. 너무 외로우면서도 행복했고 책과 책 사이를 신나게 여행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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