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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처럼 나도 외로워서
김현성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15년 10월
평점 :
절판

외롭다는 말을 또 외쳐본다. 이제 가을 그리고 겨울이고 굳이 연말이 아니어도 난 참 외롭다는 말을 많이 하는 편이다. 그런 내 마음을 알아주는 것 같은 당신처럼 나도 외로워서라는 책의 제목을 보고 참 반가웠다. 외롭다는것은 정확하게 어떤 감정인것일까? 사람은 어떤 순간에 외로움을 느끼는 걸까? 생각해보면 외로움이라는 감정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난 그저 다른 사람들이 외롭다고 이야기하면 순위를 다투듯이 나도 외롭다고 이야기 했던 것은 아닐까 싶었다. 입에 베어 있는 듯 입 밖으로 나오는 말이지만 진심으로 깊게 느끼고 생각해 본적이 없어서 이번에는 작정하고 외로움을 즐겨보기로 했다.
그는 꽤 유명한 가수였다. 연예인으로서의 인생에서 작가로서의 인생으로 노선을 달리해 용기 있게 옮겨탔다. 난 그의 노래가 많이 기억이 나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래서 그런지 오히려 작가로서의 그를 만나는 것에 전혀 부담이 없었다. 여행을 떠난다는 것은 설레이고 행복한 것이라고만 단정하고 있는 나에게 그의 여행의 시작은 참 쓸쓸했다. 최대한 남겨지는 짐을 줄이고 현실적으로 너무 힘든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떠나기로 했다. 그의 친구는 부럽다고 이야기했지만 현실적으로 그의 여행은 하나의 도피였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는 피렌체로 떠났고 그 곳에서 아는 동생을 만나기로 했지만 도착한 그곳에는 아무도 없었고 그는 순간 어마어마한 공포를 느끼게 되었다. 그리고 그런 곳에서 만났던 두려움에 떨던 두 여인의 공포 또한 모르는 곳에서 느낄 수 있을 법한 두려움이었다. 여행은 새로운 두려움을 만나는 곳이고 시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피렌체에서 사랑하는 연인들 사이에서 문득 어떤 사랑을 떠올렸다. 외로움이 더 많이 휘몰아치지 않을까? 은근 걱정이 되었지만 다행인건지 무엇인가 통하는것이 있는건지 그녀의 문자를 받았고 왠지 로맨틱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하지만 로맨틱한 이야기만이 전부는 아니었다. 내가 생각하고 있던 외로움은 남녀간의 관계에서 느껴지는 그런 외로움이라는 생각을 했었지만 오히려 그의 이야기 속에서는 살아가는 삶 속에서 느껴지는 그런 외로움이었다. 그는 새로운 사람을 기차에서 만났고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의 마음에 공감해주었으며 걱정해주었고 또 새로운 가족이 생기며 삼촌으로부터 다양한 것을 느끼고 배우게 되는 이야기를 했다. 오히려 그는 외롭지 않은것 같이 느껴졌다. 그는 만남에 대해 편안하게 받아들이려고 노력하는 편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또 공감을 너무 잘하는 사람이었다.
그가 떠났던 여행은 쓸쓸하기도 했지만 여유있었고 힘든 부분도 있었지만 편안하기도 했다. 그가 말하는 외로움이라는 것은 인간이 태어날때부터 홀로 살아가고 홀로 돌아가는 과정에서 느껴지는 그런 외로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행을 떠나면서 짧게 그런 기분을 느껴본것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깊이 외로움에 대해 생각해보고 같이 여행을 떠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