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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마음 - 선묵혜자 스님과 함께 떠나는 마음산책
선묵혜자 지음, 오순환 그림 / 쌤앤파커스 / 2015년 10월
평점 :

어느 순간 너무 기분이 안좋고 화가나고 나도 모르게 짜증을 내고 있을때가 있다. 왜 그럴까? 기분은 나쁜데 왜 나쁜지 무엇때문인지도 잘 모르고 그저 화만 내고 지내는게 우리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사실 화를 내면서 분명하게 나는 이것때문에 화가났다고 인지하고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싶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내 마음을 잘 보고 읽을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만히 멍하게 풍경을 바라보며 또는 노래를 들으며 나 스스로 오늘은 어떤 마음으로 어떤 하루를 보냈는가 생각해보려고 노력하지만 매일은 커녕 일주일에 한번이라도 나 스스로가 느끼는 감정을 다시금 돌아보고 지켜봐주지 못하는 현실이다. 분명 그것은 나 혼자만의 문제가 아닐것이라고 생각한다. 요즘은 너무 바쁜 세상이니까, 세상이 바쁜것인지 내가 바쁜지도 모르는채 그저 시간을 보내고 있기도 하지만 스스로 조용하게 시간을 가지는 것이 너무나도 어려운것은 사실이다.
모르는 마음은 정말 딱 나를 위한 책이었다. 솔직히 내가 읽은 곳은 방이었지만 이 책은 꼭 조용한 휴양지에 갈때 가지고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왠지 바다를 바라보며 아니면 산속에서 멋진 풍경을 바라보며 읽어줘야할것 같았다. 그렇게 읽어 내려가다보면 잘 모르겠던 힘들던 내 마음이 씻은듯이 괜찮아지고 편안해질것 같았다. 생각이라는것이 쌓이고 쌓이면 스스로 하지 않아도 저절로 머리에서 둥둥 떠다니는데 그런 복잡한 생각과 마음으로 지낼때에는 차라리 나 스스로 생각하지 않을수 있게 모르는 마음을 읽어줘야겠다고도 생각이 들었다. 깊게 숨을 들이쉬고 내쉬며 조용하게 읽어 내려갔다. 하지만 절대로 서두르지는 않았다.
난 태어날 때부터 교회에 다닌 사람이었다. 그래서 어렸을 때 절로 수학여행을 가거나 소풍을 가게되면 절대로 안에 들어가지도 않았다. 난 참 좁은 생각과 마음을 지니고 다닌 사람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나이가 들어가면서 종교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고 그 후에는 정말 이상하게도 불교의 생각과 마음을 다스려주는 그 차분함이 너무 좋았다. 물론 지금은 어느 종교다라고 이야기 할 종교는 없지만 그래도 가끔 절에 가고 싶을때가 있다. 가서 기도를 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그 자연 속 그 고요한 풍경이 너무도 좋다는 생각이 든다. 모르는 마음은 나에게 그런 풍경같은 편안함을 선물해주었다.
누군가를 용서하고 이해하는것이 중요하다는것을 모르는것은 아니지만 실천하기 힘들었는데 그런 부분을 반복해서 읽어나가다보니 제가 마음속으로 미워하고 싫어하던 사람도 이제는 마음에서 놓고 용서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런 생각을 하고나니까 오히려 그 사람이 안쓰럽다는 생각까지 들더라구요. 제 마음을 위해 그리고 앞으로 나아갈 제 인생을 위해 정말 큰 도움이 많이 되는 마음 치료제였던것 같아요.